[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카카오와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중소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 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건전한 모바일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지만,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미래창조과학부·카카오는 7일 서울시 종로구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모바일·스마트 콘텐츠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카카오는 ‘카카오 상생센터(5년간 100억 원 투자)’ 설립, 중소 게임개발사 대상 랭킹 시스템 서버와 연결망 무상 지원 확대,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전면 공개 등을 약속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투자 자문,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 유진룡 문체부 장관(좌측부터, 사진제공=카카오)
이번 카카오와 정부의 양해각서 체결은 최근 ‘카카오톡 게임하기’ 등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시장이 커지면서, 플랫폼 업체들이 중소 콘텐츠 업체들에게 소위 ‘갑질’을 한다는 비판이 시발점이 됐다.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유진룡 문체부 장관도 이날 “카카오나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업체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소 주위를 둘러볼 시간이 부족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부터라도 상생과 협력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가 하는 일은 시장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이번처럼 시장 내에서 불협화음이 있을 때 정부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의 지나친 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은 이제 막 시작한 걸음마 단계인데, 정부가 초기단계부터 민간기업의 사업모델을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시각이다.
특히 이번 모바일·스마트 콘텐츠 상생 발전 양해각서 체결에 구글이나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은 참여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에게만 지나치게 상생을 강조하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번 상생안의 핵심인 게임 등 중소 콘텐츠 기업들의 육성 방안은 이미 문체부가 주무부처로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데, 굳이 미래부까지 이번 협약에 포함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문체부와 미래부 두 시어머니를 모신 꼴로, 앞으로 관련 업무를 추진할 때마다 카카오는 두 부처의 입맛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성장하는 산업을 차지하기 위한 정부부처간 힘겨루기에 카카오가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