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007년 남북정상 회의록 폐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참여정부 인사들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맡았던 윤병세 현 외교부 장관이 조명균 전 안보비서관 다음으로 이어지는 기록물 이관에 관한 업무 라인에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대화록 이관 실무 작업을 했던 조명균 비서관과 함께 이를 보고받은 윤병세 당시 수석도 기록물 미이관에 대해 내용을 알고 있을 수 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참여정부 말 대통령 기록물 이관작업을 총괄했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국가기록원 이관작업은 담당 비서관들과 안보수석들이 실질적으로 담당했다"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화록은 당시 안보비서관실에서 이관에 대한 모든 절차를 담당해 추진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전 수석은 "대화록 이관 문제는 안보수석실 조명균 비서관을 통해 윤병세 당시 안보수석을 거쳐 청와대이지원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2007년 7월부터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 TFT를 맡아 이관작업을 주도했다. 당시 TFT단장은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이었으나 이관작업 대상 분류작업의 토대 마련 등 실질적인 작업은 당시 국정상황실장이었던 그가 맡았다.
그러나 TFT는 이관작업 대상의 분류와 기준만 제시했을 뿐 실질적인 이관 대상 기록물의 선정과 재분류 업무는 전적으로 각 담당 비서관실에서 담당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은 2007년 7월부터 TFT이 가동되면서 문서분류 대상 등에 대한 기준을 세워 각 담당 비서관실에 하달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이 시행된 때 역시 같은 시기다.
문서분류기준이 세워지면 각 담당 비서관실에서 비서관과 행정관이 이전 기록물 대상 문건을 분류해 청와대이지원에 입력했고, 이것이 역시 청와대이지원을 통해 각 수석의 확인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렇게 작업된 문서가 800만 건에 이른다.
또 청와대이지원의 기술적인 실무는 당시 업무혁신비서관실과 기록관리비서관실에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수석은 회의록의 최종본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같은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회의록 초안과 최종본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담당 부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다만 추정임을 전제로 기술적인 착오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승인을 거쳐 문서가 결재처리 되면) 청와대이지원의 '종료'버튼을 누르면 재분류로 넘어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이관이 된다"며 "이관이 안됐다면 '종료'버튼을 담당비서관이 안 눌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록 문건 담당비서관은 조 비서관이었으며, 그는 이미 한 차례 검찰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청와대이지원 화면 출력본
이 전 수석은 최종본의 고의적인 '삭제' 의혹에 대해서도 시스템상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이지원에 문건이 탑재되면 무조건 절차에 따라 보고가 된다"며 "삭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지난 9일 박성수 전 법무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 역시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에는 삭제 기능자체가 없기 때문에 대화록 초안을 삭제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회의록 이관작업의 실무를 총괄한 조 전 비서관을 재소환해 조사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