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첫공판준비기일이 열린 14일 수원지법 정문 앞 사거리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내걸은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있다.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내란음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14일 수원지법 110호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첫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서였다. 구속된 지 꼬박 40일만의 등장이었다.
웃음을 띈 이 의원은 수의를 입지 않고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이었다. 그는 곧장 자신의 변호인으로 출석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어 이 의원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이 사복차림으로 차례차례 등장했다.
첫 공판준비기일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 40여분간 진행됐다. 이들은 변호인과 검찰 양측의 법정 공방이 끝난 뒤 퇴정하기 앞서 방청석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지지자들은 "힘내세요", "(이석기) 의원님,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화답했다.
같은 시각, 법정밖에서는 일부 보수단체가 집회를 벌였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원 200명과 어버이연합회원 200명은 등은 이날 수원지법 앞 사거리에 집회신고를 내고 이석기 의원 규탄시위를 열었다.
이른 오전부터 이들이 내건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냅시다', '이석기를 강력하게 처벌해 주십시오' 등의 플래카드가 확성기에서 나오는 '통합진보당 해산하라', '이석기를 사형하라'는 등의 구호와 함께 펄럭였다.
주최 측 한 관계자는 "신고 인원보다 많은 500명 이상의 회원들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질서유지를 경기지방경찰청 소속의 6개 중대 480여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법정 밖 소란은 계속됐다. 방청권은 한정돼 있으나, 재판에 참석하려는 인원은 이보다 많았던 탓이다. 공판준비기일이 열린 수원지법 110호 법정은 방청객 9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상대적으로 많은 방청객이 몰릴 것을 염두에 둔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정운)는 원활한 재판진행을 위해 방청객 수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사건 관계자 등의 몫을 제외한 35장이 일반에 돌아갔다. 방청권은 1시부터 교부하기 시작했고, 십여분만에 동이 났다.
표를 받지 못한 수십명이 법원의 방청객 교부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왜 젊은 사람들만 들여보내는가", "서서라도 들을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폭언과 욕설이 난무한 다툼이 십여분간 이어졌다. 표를 배부한 법원 직원은 이들의 항의에 쩔쩔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