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이마트(139480)와 신세계푸드(031440)가 중소납품업체의 기술을 탈취해 이름까지 같은 제품을 만들어 직접 공급하고, 해당 업체와는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이마트는 2000년부터 각종 가공식품과 즉석조리제품을 납품해온 A업체가 월매출 40만원에서 5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자, 2010년 말 A업체의 OEM공장인 B업체와의 직거래를 통보하고 A업체를 배제해 이익을 편취했다.

 

또한 2011년 12월 A업체가 신제품을 개발해 인기를 얻자 당시 이마트 간편가정식(HMR·Home Meal Replacement)의 총괄 담당자가 신세계푸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A업체의 제조방법을 빼돌리게 했다.

 

이후 상품명까지 같은 카피 제품을 신세계푸드에서 생산해 이마트에 직접 납품했고, 지난해 초 신세계푸드가 해당 제품을 본격적으로 이마트에 납품하면서 A업체는 이마트와 거래가 중단됐다.

 

한편, 이마트 측은 A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후에도 "식품업계는 상호 간의 시장조사를 통해 다양한 미투상품이 존재하며, 벤치마킹도 일반화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A업체와 공정위에 조정신청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불공정거래를 인정하고, 해당 업체와 합의를 보려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오 의원은 지적했다.

 

오영식 의원은 "이번 사건은 대기업에 의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영업비밀 침해,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 불공정거래의 전형"이라며 "절망에 빠진 A업체의 임직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향후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