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 2007년 이후 최근까지 이른바 '묻지마 대체투자'로 113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민주당 홍영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제회가 대체투자에 쏟아부은 금액은 2007년 이후 1500억원에 달하지만 현재 남은 액수는 363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담보도 없는 천안 골프장 '버드우드'에 300억원을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입었고, 의정부 대형 워터파크 '아일랜드캐슬'에 250억원을 투자했지만 분양이 안 되는 바람에 현재까지 150억원 정도 손해를 봤다.
또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에도 100억원을 투자해 40억원 이상 손해를 봤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생활보장을 위해 1일 노동 기준으로 4000원을 적립하면 이를 모았다가 퇴직 뒤 돌려주는 공공기관이다.
최근 기준으로 운용하고 있는 자산규모는 2조441억원으로 그동안 운용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 채권, 대체투자 상품에 적립액을 투자해왔다.
홍 의원은 17일 "공제회가 두바이, 카자흐스탄, 인도, 미국 등 해외 투자로도 수백억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용직 노동자의 복지와 처우를 위해 힘써야 할 공제회가 너무 방만하게 운영 중"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제공: 건설근로자공제회 홈페이지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도 공제회가 10개 펀드 총 1779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대체투자에 투자했다가 원금 회수는 365억원, 상각액 811억원, 또 2개 신탁펀드는 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공제회는 이런 부실투자를 메우기 위해 지난해 8억9000만원을 '지급불능공제금(지급요건을 갖추지 못해 노동자에게 돌려줄 수 없게 된 퇴직공제금)'에서 돌려쓰기도 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78억원에 달하는 이 돈은 당초 건설노동자의 상해보험가입 지원, 교육훈련, 장학사업을 위해 배정된 돈이지만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이를 일반회계에 넣는 '부금회계전입금'으로 돌려서 부실투자 사후비용 등으로 썼다.
또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며 교육훈련과 경력증명 발급사업으로 배정된 3억7000만원을 전용해 민원응대팀을 신설하고 파견직노동자 21명을 채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주 의원은 "공제회 정관은 태스크포스 같은 임시조직만 이사장 전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다"며 "공제회는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조직을 확대하는 데 공제부금을 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