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새 야구장의 입지로 생각 중인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사진제공=창원시)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가 새로 지어질 구장을 놓고 창원시와 격한 마찰을 겪는 가운데 국내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에 지어질 신축구장을 쓰지 않겠다는 뜻을 공유했다. NC와 창원시의 분쟁에 국내 야구계 전체가 모두 발벗고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18일 야구계 인사들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10개 구단 사장과 KBO 총재 및 사무총장 등은 진해구에 새 야구장을 세우더라도 프로야구 구장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10개 구단 사장들도 야구계 의견을 무시한 채 진행 중인 진해구장은 관중 접근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선수단이 쓸 수 있는 여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연고 구단 NC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기로 해 이사회 직후에는 이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NC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해구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고 결국 최근 이사회 내용이 공개됐다.
NC는 15일 발표한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1000억원이 넘는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새 야구장 건립이 정치권의 밀실담합 의혹과 이에 따른 짜맞추기식 용역조사 논란에도 계속 진행된다면, 그 야구장은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전시행정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창원시 입장을 요구했다.
한편 10개 구단의 진해구장 보이콧 사실이 알려지면서 창원시의회 진해구 지역 의원들은 16일 예정했던 NC 야구단에 대한 방문을 취소했다.
이들은 이날 'KBO와 NC의 새 야구장 입지 변경 요구 등 행정간섭 중단촉구 결의안'을 NC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야구단 방문 30분 전 우편 형태로 발송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창원시의회 진해지역 의원들은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진행되던 목동구장을 찾아 KBO 관계자들에게 이 결의안을 전달하려다 보안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