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3차전. (사진=중계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홈에서 두 경기를 잇따라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이 두산을 이기고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처음 승리를 거뒀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접전끝에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2연패 후 1승을 만화하고 반격을 노릴 수 있는 입장이 됐다. 반면 두산은 유리한 상황을 만들 절호의 찬스를 놓치게 됐다.
◇어처구니없는 투수 교체로 위기를 자초한 두산
이날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렀다. 두산 유희관은 안타를 맞더라도 병살타와 삼진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삼성 장원삼은 뜬공을 유도해 이닝을 실점없이 마쳤다.
선취점은 삼성이 4회 뽑았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석민의 2루타와 최형우의 적시타에 이어진 이승엽의 볼넷을 통해 1사 만루 찬스를 얻어냈다. 후속타자 박한이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쳐내면서 기회를 끝내 놓치는 듯 했지만 두산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을 틈타서 삼성은 선취점을 얻어냈다.
삼성은 이지영의 희생플라이로서 추가점을 얻으며 경기를 2-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날 두산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크게 무리없는 투구를 펼치던 유희관이 마운드를 떠나는 상황을 만들었다. 코치가 두 차례나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야구 규칙상 코치가 한 이닝동안 마운드에 두 차례 오르면 투수를 필히 바꿔야 한다.
두산은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먼저 올라섰다. 유희관을 진정시키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후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포수 최재훈과 이야기를 나눌 목적으로 파울라인을 넘어섰다. 최형우의 홈 세이프 판정에 대한 항의를 위해서 김진욱 두산 감독이 심판진과 잠시 대화를 나누던 도중이다.
결국 두산 선발 유희관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강제 강판되고, 변진수로 교체됐다. 유희관은 이날 3.2이닝에 걸쳐 안타 5개와 볼넷 1개만 주는 무난한 투구를 펼쳤다.
◇따라붙은 두산, 차우찬-오승환 불펜에 막혀
필승 의지를 다진 삼성은 7회초 박한이가 2루수 오재원 실책으로 출루하고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2루를 밟은 뒤 도루로 3루에 닿았다. 박한이는 이어진 배영섭 타석에 홍상삼의 폭투가 나오며 손쉽게 득점했다. 삼성은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두산은 곧바로 이어진 7회말 반격을 시작했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홍성흔이 상대 투수 장원삼의 6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고, 이후 오재원의 2루타와 손시헌의 우전 안타가 연이어 나오며 3-2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날 두산의 추격은 결국 7회의 2점에 그치며 막을 내렸다. 차우찬(1이닝)과 오승환(1이닝)의 역투에 두산 타선이 아무런 안타도 치지 못하며 꼼짝없이 묶였기 때문이다. 특히 오승환은 최준석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홍성흔과 양의지를 연달아 삼진으로 잡으며 지난 2차전 패전 충격과 관계없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삼성의 3-2 승리로 끝났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6.1이닝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직구가 최고 143㎞로 잠실 스피드 건에 기록됐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삼성은 장원삼이 마운드를 내려한 후 안지만, 차우찬, 오승환을 통해 한점 차의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이 어렵게 첫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이끈 가운데 양 팀의 4차전은 오는 28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