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부활한 반도체, 삼성·SK하이닉스 3분기 ‘신기록’

입력 : 2013-10-29 오후 8:03:1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앵커: 3분기 어닝시즌,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특히 한국 반도체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5일과 오늘,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연속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취재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산업부 황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황 기자, 우선 오늘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사상 최대치를 찍었던 지난 2분기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했습니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 증가했고, 전 분기에 비해서는 3.8% 늘었습니다.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한 데는 D램 가격의 급등세와 낸드플래시 수요 강세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덕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중국 우시공장 화재라는 악재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당초 화재 여파로 지난 2분기 실적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견조한 D램 수요와 가격 상승세, 공정전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습니다.
 
앵커: 매출이나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고라고 들었는데요. 그만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봐도 되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대로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업계 치킨게임이 끝난 이후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요. 이번 3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29%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보다 무려 8%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마이크론이나 도시바 등 해외 메모리 업체들과 실적을 비교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유난히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건 두 회사가 경쟁업체 대비 높은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데요. 기술 수준이 높은만큼 다른 업체들보다 공정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고,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군에서의 브랜드 파워,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D램과 낸드 가격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앵커: 다만 언제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네요. 전문가들이 보는 4분기 반도체업계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오는 4분기 출하량 감소와 주력 제품인 D램 판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존재합니다. 또 중국 우시 라인이 아직 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기존 생산량을 회복하긴 어렵구요. 이로 인해 D램 출하량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낸드의 경우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경기도 이천 공장의 낸드 라인을 D램으로 돌리면서 낸드 부문 출하량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일각에선 4분기에는 매출,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비해 올 4분기에는 가격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PC,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에 대처할 계획을 표명했습니다. 회사측에서는 4분기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결합한 '투인원(2-in-1) PC나 서버 시스템용 D램 채용이 확대되는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도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시스템LSI 사업부가 아직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삼성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어렵지만 대부분의 수익이 메모리사업부에서 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보입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가 당장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애플향 파운드리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자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채택률이 낮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특히 협력사이자 경쟁자인 퀄컴의 통합 칩셋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입니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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