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9일 공식 발표됨에 따라 조만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거취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수사결과가 막 발표된 만큼 이 대통령이 오늘 당장 김 내정자의 거취를 결정하기 보다는 그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의 동향을 좀더 주의깊게 지켜본 뒤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직까지 김 내정자의 거취와 관련해 교체다, 유임이다 방침이 정해진 게 없다"면서 "이 문제는 결국 이 대통령의 최종 판단과 결심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까지 검찰수사 결과와 김 내정자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미 김 내정자를 자진사퇴 형식을 밟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관측이 청와대 및 여권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10일쯤 자진사퇴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이는 검찰 수사결과 비록 경찰이 용산 재개발지역 농성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법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6명의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한 도덕적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교체 여부에 대한 찬반 양론이 있지만 그래도 도의상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더 크다"면서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법적 책임과 도의적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결국 김 내정자가 도덕적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자진사퇴하는 형식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김 내정자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날 아침 라디오연설에서 "원인이 다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를 사퇴시키느냐 마느냐는 시급한 일이 결코 아니다"고 말한 배경에 대해 "원론적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이며, 김 내정자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