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공부문 투자, 2차대전 이후 '최저'

입력 : 2013-11-04 오후 2:40:27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미국 정부의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가 세계 2차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정부의 재정지출 삭감으로 인프라, 교육, 과학 등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공공부문 투자 변동 추이(자료=FT)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현재 미국의 공공부문 자본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6%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4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세계 2차대전 이후 평균치인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FT는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정쟁을 공공투자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양당의 합의 불발로 지난 3월 연방 정부의 재정지출이 자동 삭감되는 이른바 '시퀘스터'가 발효된 것 이후에도 내년도 예산안과 부채한도 협상 등 정치 공방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당초 목표로 했던 투자 규모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정부가 주체가 되는 고속도로나 학교 건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인프라 건설을 비롯한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 역시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공공 사업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프라 투자가 감소하면 미국 경제의 총 생산량 역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슨 퍼맨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공공 투자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의 공공지출을 6248억달러까지 확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지난 2012년의 4750억달러에서 50%가량 확대된 규모로 그 동안 인프라와 R&D 투자가 충분치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정책국의 조쉬 바이븐스도 "적은 공공투자는 낮은 생산성 증가율을 가져올 뿐"이라며 "공공투자가 늘어나면 완전 고용상태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의 재정 적자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연금과 헬스케어 등 지출 항목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더글라스 홀츠 이킨 미국행동포럼(AFF) 대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연금 지출이 확대될 것"이라며 "공공투자에 대한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재정적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진양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