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美증시..90년대 닷컴버블 재현되나

입력 : 2013-11-04 오후 2:55:4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고공행진중인 뉴욕증시가 지난 1990년대의 닷컴버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눈에 띌 만큼 좋지 않았고 내년에 미국 경제의 큰 성장이 점쳐지지도 않는 상황인데다 대규모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도 거의 없다"며 "하지만 일부 기술주를 중심으로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3대 뉴욕증시 모두 올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연초대비 19%, S&P500지수는 24%, 나스닥은 30% 올랐다.
 
일부 기술주들은 시장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주가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동영상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여행사이트인 프라이스라인닷컴,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인 구글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이들의 주가는 지난해보다 평균 약 4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네트워크업체인 링크드인과 페이스북도 각각 전년대비 110%와 140% 올랐다. 이번주 예정돼있는 트위터의 상장도 기술 및 IT 관련주 강세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에대해 잭 애블린 BMO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주식시장은 인터넷 관련주가 고공행진을 하던 1990년대말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0년에는 1990년대 급등하던 인터넷 관련 주들이 폭락하는 일명 '닷컴버블 붕괴'가 있었고 이후 미 증시 전체가 함께 침체기를 겪은 바 있다.
 
WSJ도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기술주에 대해 투기에 가까운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대감으로 인한 증시강세는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증시상승에 비해 지속될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3분기 시장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 이용층인 10대들의 페이스북 이용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며 향후 광고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테슬라 역시 현재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주장이다.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2014년 기대수익의 297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테슬라의 시장가치는 제너럴모터스(GM)의 40%정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자동차판매량은 75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런 폴록 체비엇밸류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마존과 넷플릭스, 프라이스라인 등은 이전에도 급등했다 폭락한 적이 있다"며 "현재 주식시장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이들 종목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현재 미국 증시가 적정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당순익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증시 상황은 2000년대처럼 불안정하지 않다는 것.
 
잭 애블린 BMO 최고투자책임자는 "1990년대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S&P500에 편입된 기업중 100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지표를 뛰어넘는 주가상승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많은 주식들이 동반상승하고 있다는 뜻이며 시장도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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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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