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 블랙베리, 독자생존 힘들듯"

입력 : 2013-11-05 오후 1:21: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블랙베리가 매각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10억달러의 자금조달계획을 발표했으나 여전히 블랙베리의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블랙베리는 4일(현지시간) 매각계획을 발표한지 두달여만에 매각을 전격 취소하고 토르스텐 하인스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한다고 밝혔다.
 
블랙베리는 당초 회사를 최대주주인 페어팩스파이낸셜홀딩스에 47억달러에 매각해 사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페어펙스가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자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블랙베리는 향후 2주 내에 주요 대주주를 대상으로 10억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페어팩스도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매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사진=로이터)
하인스 CEO는 전환사채 발행이 완료되는대로 퇴임할 예정이다. 이후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 업체인 사이베이스 창업자인 존 첸이 CEO 직무대행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첸은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철수하지 않고 되살릴 것"이라며 "블랙베리를 회복시키는데 1년반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블랙베리의 미래에 대해 여전히 어두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로 조달한 10억달러의 자금을 제외하더라도 블랙베리가 현재 속도로 현금을 써버린다면 내년 말쯤에는 보유자금이 고갈될 것"이라며 "블랙베리의 미래는 여전히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트립 초드리 글로벌에쿼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블랙베리는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랙베리는 하나의 물건만을 생산하는 회사인데 이제 그 물건은 구식이 됐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시장은 애플과 구글로 양분될 것이며 제3자를 위한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HP) CEO는 "블랙베리는 소비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애플과 삼성전자(005930)를 쫓아가기 바빴다"며 "이제는 타이밍과 고객을 모두 놓쳤다"고 지적했다.
 
미 시장조사업체인 캔어코드와 MKM파트너스는 이날 일제히 블랙베리의 목표주가를 6달러로 낮췄다.
 
MKM은 "매각계획을 취소했다는 것은 블랙베리가 가지고 있는 특허들의 가치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뜻"이라며 "현재의 사용자와 제품출하량만으로는 블랙베리가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베리는 이날 매각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16% 급락하며 6.5달러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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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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