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환-송희진-박재정(왼쪽부터) (사진제공=M,net)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장재인·김지수의 어쿠스틱에 놀라워했고, 허각의 감성에 눈물 지었다. 버스커버스커의 신선함에 즐거워했고, 울랄라세션의 스토리에 슬퍼했다. 정준영과 로이킴의 스타성에 눈을 크게 떴다.
이 외에도 M.net '슈퍼스타K'는 원조 오디션답게 이슈를 선도하고 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시즌5로 접어들면서 '슈퍼스타K'의 명성은 옛말이 되고 있다.
출연진은 전혀 화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고, 10%를 넘기며 지상파를 견제하던 시청률 역시 떨어질대로 떨어져 2%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제는 음원차트에서도 '슈퍼스타K'는 눈에 띄지 않는다.
TOP3까지 결정된 현재 '슈퍼스타K5' 출연진이 슈퍼스타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왜 '슈퍼스타K5'는 부진의 늪에 빠졌을까.
◇클리셰가 돼버린 오디션의 패턴
지난 2010년 '슈퍼스타K2'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면서 우후죽순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각 방송사는 물론 케이블 내에서 다양한 오디션이 생겨났다.
그러다보니 오디션의 특색이라 할 수 있는 일반인의 가수화, 출연자의 굴곡있는 인생스토리, 다양한 얼굴 등 모든 것이 진부해졌다는 평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디션이 너무 많아지면서 특유의 패턴이 대중에게 읽혔다"며 "그래서 새로운 것을 전달하지 못했고, 또 일반인들이 가수처럼 행동하는 게 더이상 경이롭지 않은 상황"이라고 늘어난 오디션 프로그램이 독이 됐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
지난주 생방송까지 '슈퍼스타K5' TOP3가 결정됐다. 박재정, 송희진, 박시환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의 딕펑스, 로이킴만큼의 화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그저 198만명의 지원자 중 3명 안에 들었다는 것이다. 실력적인 면에서 과거 출연자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참가자들의 실력이 예전보다 하락한 것 같다. 음악성이나 스타성 면에서 딱히 눈에 띄는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이렇게 된 이유를 늘어난 오디션으로 꼽았다. 역량있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돋보이는 출연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악마의 편집'의 딜레마
'슈퍼스타K'의 차별점은 '악마의 편집'이라고 불렸던 스토리텔링이었다. 마치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나누는 듯이 편집했다. 이는 화제를 모으는데는 성공했지만, 시즌2의 김그림과 시즌3의 신지수 등 악역이 된 출연진이 마녀사냥을 당하듯 비난을 받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슈퍼스타K5'는 방송 전부터 '악마의 편집은 없다'고 못박았다. 논란 거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실제 '슈퍼스타K5'는 예선과정을 축소하고 인물보다는 노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출연자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이점이 '슈퍼스타K5' 부진의 원인이 됐다.
정덕현 평론가는 "오디션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 시청자들은 모든 출연진에 관심이 없다. 몇몇에만 집중하는데, TOP10이 될 때까지 캐릭터를 만들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관심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디션의 원조라 불리는 '슈퍼스타K'의 침체는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의 하락세를 보여주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슈퍼스타K'의 부진을 계기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차별점과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는 고민을 깊이 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