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 한빛소프트 부사장 "비상경영체제는 끝났다"

입력 : 2013-09-08 오전 7:16:04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한빛소프트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배급했던 회사’일 것이다. 
 
하지만 두 게임은 출시된 지 10년도 넘었다. 이후 꽤 오랜 시간동안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여곡절 끝에 유명 댄스 온라인게임 '오디션' 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작들이 기대보다 못한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주주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초 오랜 기간 준비했던 모회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건이 불발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한빛소프트(047080)는 ‘한방’을 노리고 있었다. 어려워진 시장상황에 맞춰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강도 높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다행히 지난해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자원배분을 통해 신작게임을 꾸준히 준비했다.
 
지난 2일 서울 구로동 한빛소프트 사옥에서 만난 김유라 부사장은 올 하반기를 ‘반환점’이라 표현했다. 비상경영체제를 마치고 의미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때라는 것이다.
 
사실 인터뷰는 쉽지 않았다. 경영자는 말보다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것을 준비했으며, 이제는 당당히 공개해도 된다는 판단 때문에 인터뷰에 응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향후 사업전략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오디션 3탄이라 할 수 있는 ‘월드인오디션’이 비공개 테스트를 마쳤다. 이용자 반응은 어떠한가.
 
▲시장상황이 좋지 못해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성원과 기대가 예상보다 높아 많이 놀랐다. 보내주신 아이디어와 요구사항은 개발진과의 회의를 통해 반영할 예정이다. 월드인오디션은 추가 비공개 테스트가 없다. 충분히 준비를 마쳤다고 판단한다. 조만간 공개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가지 언급할 점은 해외에서 월드인오디션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곳에서 테스트 제안을 줘 현재 해외수출 계약협상이 진행 중이다.
 
◇ 오디션 시리즈 3탄, '월드인오디션' (사진제공=한빛소프트)
 
- 요즘 모바일사업이 화두다. 한빛소프트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아시다시피 한국을 포함해서 아시아시장에서는 모바일게임의 폭발적 성장이 눈에 띈다. 비록 온라인게임사지만 트렌드에 뒤쳐질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 그렇다면 온라인사업은 어떻게 되나.
 
▲여전히 온라인게임은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쪽을 포기하진 않는다. 현재 눈여겨보는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의 연계다. 즉 온라인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모바일게임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재미요소를 만드는 것이다.
 
- 하반기 게임사업 방향과 신작게임 라인업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FC매니저’가 기존 온라인 버전에 이어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다. 동남아시아, 중국, 유럽의 현지 게임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줄 것 같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월드인오디션이 침체된 국내시장에 많은 활기를 넣어줄 것이다.
 
◇'FC매니저' 모바일 버전 (사진제공=한빛소프트)
 
모바일사업으로는 북미·유럽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헬게이트’의 모바일 버전이 4분기 나온다. 그리고 ‘이어또’라는 퍼즐게임이 있는데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재미요소가 특징이다. 이는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공개된다. 이밖에 5가지 게임이 개발 중이며 외부타이틀도 몇 가지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모두 10종 게임이 나올 예정이다.
 
- 모바일게임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한빛소프트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사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모바일게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다작보다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기존 지적재산권(IP) 활용 등 한빛소프트만의 색깔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다. 아울러 남들이 다 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 ‘집중과 선택’만이 살 길이라고 본다.
 
- 모바일사업은 플랫폼 제휴가 핵심인 듯 하다.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몇 개의 유력업체들과 전략적 제휴관계에 대해 적극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계약상 밝힐 수 없지만 일부 건이 빠른 시일 내에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 모바일게임사들이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모회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개발사다. 이들의 신작게임을 가져오는 데 우선권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재무적으로 외부개발사에 투자하는 데 문제가 없다. 가능한 게임에 대한 열정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접촉을 하고 있다.
 
◇ 김유라 부사장 (사진=최용식 기자)
 
- 글로벌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렇다. 실제 게임들도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밖에서 난다. 우선 현지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게임을 수출하고, 나머지는 필리핀 지사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는 식을 구상하고 있다. 
 
- 모회사와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 상황은?
 
▲지금도 준비 중이다. 한빛소프트는 상장사로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원만히 진행하기 위해 외부기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자문을 받고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이다.
 
- 하반기 사업목표에 대해 간략히 알려달라.
 
▲말보다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참 조심스럽다. 우리에게 9월부터 12월까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조만간 매출로 바로 연결되는 사업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그리고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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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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