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삼화저축은행 후순위채권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은행이 피해를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재판장 이인규)는 8일 삼화저축은행 후순위 채권 투자자 김모씨 등 24명이 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1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삼화저축은행이 파산한 상태라 매각한 자산 규모와 채권의 순위에 따라 배상액을 차등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삼화저축은행의 분식회계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D회계법인에도 1억2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다. 그러나 금융감독원과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삼화저축은행이 후순위 채권을 발행할 당시 실제 BIS비율은 투자설명서에 기재된 것보다 3% 감소한 점 등을 고려하면 거짓 기재를 한 것"이라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D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외부감사인으로서 임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감사보고서를 신뢰한 김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삼화저축은행이 파산한 이유는 분식회계로 인한 대출뿐 아니라 경기악화 등의 영향도 있었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또 D회계법인도 분식회계를 묵인한 것이 아니라 발견하지 못한 것이므로 책임을 20%로 한정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금융감독원이 삼화저축은행의 분식회계를 적발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로써 김씨 등이 이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마찬가지로 금감원의 과실로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도 없다고 봤다.
김씨 등은 삼화저축은행이 분식회계를 통해 재무건정성이 악화한 사실을 속이고 발행한 후순위채권을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며 삼화저축은행과 분식회계 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D회계법인, 금감원, 국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삼화저축은행은 수백억원대 불법대출 등으로 재정상태가 악화해 2011년 6월 파산했다. 신삼길 회장은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3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