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대기업집단에 대한 약식 재무평가를 완료함에 따라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은 금융권의 여신 규모가 큰 44개 그룹의 작년 9월 말 기준 재무평가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이중 5~6개 그룹의 재무 건전성이 채권은행으로부터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채비율과 매출액영업이익률,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지표를 평가한 결과, 5~6개 그룹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자구책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분기 말 기준 약식 재무평가라서 이를 근거로 은행들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지는 않지만 재무상황이 안 좋은 기업에는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은행들은 여신 규모가 큰 그룹을 매년 주채무계열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통상 연말 기준 재무현황을 평가하나 올해부터는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분기 말 기준 약식 평가도 하고 있다.
은행들은 작년 말 기준 영업 결산자료가 나오는 오는 3월부터 주채무계열의 재무상태를 평가해 부실징후가 있는 그룹과는 4~5월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을 예정이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재무 건전성 불합격 판정을 받은 곳도 작년 12월 말 재무지표를 기준으로 재평가를 받게 된다.
작년에는 43개 주채무계열 기업집단 중 6곳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지만 올해는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할 때 약정을 맺는 그룹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