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스라엘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란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프랑스와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미국, 러시아 등 서방 국가들과도 같은 시각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또 다른 홀로코스트(유태인 학살)의 위협에서 유태인들을 구해내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핵 개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며 "이를 위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도 언급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경제 제재를 일부만 해제하는 것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에게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 중단을 요구하지 않은 점을 비판한 것.
다만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스라엘은 누구보다도 외교 채널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이란이 핵 무기 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지만 지난 수십년과 비교해 최근의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란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개국 및 독일 등 이른바 'P5+1'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일 마친 회의에서는 큰 틀의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재개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에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프랑스에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진지하고 견고하며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환영 만찬 자리에서도 "프랑스는 핵 확산에 관대하지 않다"며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우리는 경제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랑스의 이 같은 강경한 태도에 네타냐후 총리가 매우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0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후 곧바로 이스라엘로 돌아와 2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란 핵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조나단 스파이어 허즐리야 학제연구센터(IDC)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은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 우방과 이견을 좁히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