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회장 "우리 자본시장, 선진국형 경제성장 근간될것"

금투협 창립 60돌 맞아 '새로운 도약' 청사진
NCR등 불합리한 규제개선 총력..회원사 지원강화 '방점'

입력 : 2013-11-19 오후 2:56:49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자본시장의 이순(耳順) 생일, 그 감회가 남다릅니다.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더 멀지만 우리 자본시장이 언젠가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선진국형 국가경제성장의 근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은 1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창립 60주년을 맞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간 업계가 보여준 저력과 강인함이 자본시장의 토양을 튼실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자본시장 60년 흥망성쇠를 함께해 온 금투협이 또 다른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 시작할 10년을 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외적 역량 강화와 역할 확대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자본시장을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 취임으로 통합 출범 2기를 맞은 금투협은 자칫 구호에 그치기 쉬운 목표보다는 중장기 전망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과제 중심으로 비전을 수립했다.
 
◇차세대 금융투자업계 발전 위한 청사진 제시
 
금투협이 업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선정한 구체적인 전략은 크게 3가지다. ▲투자를 통한 국민자산 기반 확대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금융투자산업 육성 ▲아시아 금융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 등이 그 골자다.
 
금투협 관계자는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다방면의 과제는 비현실적이거나 거창한 구상이 아니라 위기의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업계의 과제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산업이 국가 경제발전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담겨있다.
 
하지만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시장포화와 경쟁심화, 경기침체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갈수록 더해지는 금융당국의 규제강화는 또 다른 성장둔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업계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2007년 5조2256억원이던 금융투자업권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조8992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같은 시기 4조4098억원에서 1조24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투자업계 당기순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뉴스토마토)
 
◇"손톱 밑 가시부터 뽑는다"..시장친화적 규제완화 강조
 
금융투자협회는 무엇보다 회원사들의 업무 범위를 제한하는 족쇄를 푸는 일이 당면과제라고 했다. ‘손톱 밑 가시제거’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금융투자산업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규제를 폐지하고 시장친화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일단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고삐를 당긴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모펀드 규제체계 개선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개선, 금융투자업자의 기업신용공여 기능 강화, 투자자예탁금의 자기신탁 허용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산업과 실물경제 연계성 강화도 모색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는 회사채 수요기반 확대와 고수익채권 시장의 활성화, 독립워런트 등 신종금융투자상품 도입 등을 현재 구상 중이다.
 
자본시장의 안정적 수요 확충도 시급한 상태다. 장기적이면서도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제공할 기관투자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이 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가장 크게 좌우,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금투협은 자본시장에 파급효과가 큰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개선을 위해 위탁수수료의 적정화와 거래 증권사의 NCR 기준 개선, 주식·회사채 투자비중 확대, 위탁운용 비중 확대와 보수 적정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풀 확대와 관련해서도 중소형 기금의 투자풀 참여를 늘리고 공제회, 대학법인, 공익재단 등 미들마켓 기관투자자의 투자풀 참여를 허용해주는 방안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갈길 먼 상생 발돋움"..회원사 지원강화 우선돼야
 
협회와 회원사간 역사도 어느 덧 60주년을 맞지만 금융투자협회를 바라보는 회원사의 눈길은 여전히 그늘져 있다. 
 
업계는 협회가 정책당국에 회원사의 입장을 소신 있게 대변하고 업계와 금융당국간 가교 역할에 충실한 상생의 협회로 발돋움하려면 갈길이 아직 멀다고 지적한다.
 
협회와 회원사간의 부족한 소통은 공감대 형성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 측 얘기다. 협회의 ‘회원사 지원강화’가 그간 생색내기에 그치길 거듭하면서 업계의 불신이 쌓였다는 것이다. 결정적 하자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대화와 소통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가 회원사의 이익단체인 만큼 정책당국의 정책 공표에 앞서 충분한 사전조율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협회 본연의 임무가 상부기관 및 회원사간 커뮤니케이션 허브 역할을 해주는 것인데 상위기관에서 회원사의 이해관계나 입장에 대한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공표되는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사진=뉴스토마토)
 
3년 전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의 통합 이후 관리가 소홀해졌다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제도개선 선진금융기법 도입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국내증권사의 의견을 반영해온 협회가 3년 전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의 통합인 금융투자협회로 출범하며 이전만큼 회원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회갑을 맞은 자본시장 60년을 계기로 금융투자협회가 ‘업계를 위한 협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협회가 관료기관 편에서 관료기관 의견에만 더 힘을 싣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밖에 “협회가 정책당국에 증권업계의 의견을 대변해 선제안을 내놓을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태졌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장배 친선 야구대회가 최근 폐막했다. 이번 대회는 박종수 회장이 업계와의 상호이해와 친선증진이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 친선도모를 위한 고민 끝에 직접 기획한 것이다.
 
박 회장은 “야구대회를 통해 회원사 임직원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 자본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업계가 힘을 모아 대처한다면 극복해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이 대회가 화합과 소통의 한마당 행사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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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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