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LIG건설의 부실 여파가 LIG그룹에서 50여년간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LIG손해보험(002550)을 팔게 됐다.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꼬리자르기 비판을 받아 신뢰가 무너진데다 2011년 회생절차 신청 전에 팔았던 기업어음(CP)이 발목을 잡았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IG건설 CP투자자 피해보상금 2100억원을 구자원 회장 일가의 사재를 털어 마련해야 했지만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초 2억원 이하 투자자를 비롯한 550여명의 투자자에게 1차적으로 약 450억원, 지난 8월에는 2차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투자자 50여 명에게 약 280억원 등 총 730여억원을 지급했다.
1차 피해보상금의 경우 구 회장 일가의 부동산 및 예치금 등으로 450억원을 마련했으며 2차는 구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 등을 팔아 재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다 쓴 구 회장 일가는 1300억원 규모의 피해보상금 지급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한 것. 결국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금융부문인 LIG손해보험을 매각하고 제조업 부문의 캐시카우인 방위산업연구개발회사인 LIG넥스원을 살리는 방안을 선택한 것.
LI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 일가가 부동산과 주식 등을 다 팔았는데도 투자자 피해보상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았다”며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봤지만 결국 금융쪽을 버리고 제조업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 회장 일가가 들고 있는 LIG손보의 지분은 20.96%다. 업계 4위 자산 18조원 규모의 LIG손보의 20.96%의 주식 가치는 3400억원 수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면 5000억원 이상의 규모에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 업계에서 LIG손보는 메이저 업체로 눈독을 들이는 곳이 있다”며 “LIG그룹에서 크게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매각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