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앵커 : 요즘 날씨가 부척 추워졌습니다. 슬슬 난방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늘어났는데요. 난방을 하면 할수록 전기요금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난방비 걱정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늘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요금이 얼마나 오를까요. 뉴스통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부 최병호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우선 정부가 오늘 발표한 전기요금 개편안부터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죠.
기자 : 네. 정부는 오늘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과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에너지 가격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오는 21일자로 전기요금을 평균 5.4% 올린다는 건데요. 용도별로 보면 산업용이 가장 큰 폭인 6.4% 인상되고 주택용 2.7%, 일반 5.8%, 농사용은 3.0% 조정됩니다. 심야전기요금도 5.4% 오를 예정입니다.
정부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능력을 확보하려면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에너지 가격을 합리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네. 그동안 상대적으로 싼 산업용 요금을 올리자는 말은 많았는데요. 이번에 주택용 요금도 올랐군요. 이번 인상안은 어떻게 결정된 것입니까?
기자 : 네. 전기요금 인상은
한국전력(015760)이 정부에 요금 인상안을 제출한 뒤 인가를 받아 정식으로 가격을 올리게 되는데요.
한진현 산업부 차관은 오늘 "애초 조정안은 평균 8%였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여름과 겨울마다 전력난이 반복되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많이 올려서 전력소비를 줄이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었습니다.
다만 올해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춘 날이 많았고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이 전력손실 비용을 부담하면서 요금 인상요인이 많이 줄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정부는 또 "국민의 물가 부담률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 등을 고려해 전기료 인상률을 5%대로 조정했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으로 한달에 310㎾h 내외의 전기를 쓰는 가정에서는 월평균 1310원 정도 요금을 더 부담하게 됩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전기요금이 너무 자주 오르는 것 같은데요. 이번 요금 인상의 표적이 된 산업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지금 아주 잘 지적해 주셨는데요. 실제로 이번 요금 인상은 올해 1월 전기료가 평균 4% 오른 이후 10개월 만의 인상이고 최근 3년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겁니다. 정부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전기료를 5번이나 올렸습니다.
정부가 이번처럼 전기요금을 기습적으로, 또 너무 자주 올리기 때문에 이래저래 요금 인상을 두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산업계의 반발이 특히 심한데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산업용은 전기요금 인상이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겁니다.
전기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은 비상이 걸렸는데요. 자동차와 조선 업종 등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철강협회는 전기료가 1% 오르면 약 420억원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들은 정부의 발표대로 산업용 요금이 6.4% 오를 경우 약 2688억원의 비용 부담이 생긴다고 추정했습니다.
앵커 : 네. 그렇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전기를 많이 쓰는 건 사실인데요. 그렇다면 장기적 전력소비를 줄이는 방법은 어떤 게 있습니까? 이런 대책이 이번 발표에도 포함됐나요?
기자 : 네. 정부가 그동안 유지한 에너지 가격구조 개편안은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소비를 줄인다, 즉 전기를 덜 쓰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건데요. 이번에도 그런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우선 정부는 전력피크 관리를 위해 일반용, 산업용, 교육용 전기에 계절·시간대별 구분을 추가하고, 일반용과 산업용에 대해서는 선택형 요금제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전기료가 싼 시간대를 소비자가 선택해서 절전할 수 있게 돕는다는 취지입니다.
또 전기가 다른 에너지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서 전기가 과소비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전기와 LNG, 등유 등 다른 에너지 간 상대가격 차이도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발전용 연료인 유연탄이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 추가돼 킬로그램당 30원이 세금이 붙습니다. 반면 전기의 대체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와 등유, 프로판 등은 개별소비세율 낮출 방침입니다.
앵커 : 네. 오늘 전기요금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전력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정부는 이번 요금 이상의 효과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기자 : 네. 우선 산업부는 전기요금 조정과 가격구조 개편을 통해 연간 최대 피크전력을 약 80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80만㎾는 원전 1기에 조금 못 미치는 전력량입니다. 또 소비자 물가가 0.056%포인트 오르고 생산자물가와 제조원가는 각 0.161%포인트와 0.07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기재부 역시 발전용 유연탄 등의 에너지 세율 조정으로 약 83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재부는 이를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지급과 에너지 효율투자 확대 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