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 연승 속 판정논란...추일승 감독 "노코멘트"

입력 : 2013-11-21 오후 1:22:23
◇(오른쪽)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서울 SK가 홈경기 27연승을 달렸지만 판정 논란이 불거졌다.

SK는 지난 20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만나 78-69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분위기는 두 갈래로 갈렸다. 대다수의 SK 팬들은 만족해하며 체육관을 떠났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위기도 분명 존재했다. 4쿼터 승부처에서 나온 연속 테크니컬 파울 때문이었다. 심판 판정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은 4쿼터 5분56초를 남기고 오리온스 김동욱의 속공 파울이 지적되면서 시작됐다. 전태풍이 반대편에서 김동욱에게 넘겨주는 패스를 SK 주희정은 뛰어올라 가로챘다. 주희정은 착지하는 과정에서 김동욱과 부딪혔다. 김선형은 속공을 위해 뛰어 나가는 상황이었고 주희정은 김선형에게 패스하는 동작과 함께 김동욱과 충돌하며 쓰러졌다.

김동욱은 팔을 뒤로 빼며 부딪히지 않으려 했으나 이미 무게 중심이 뒤틀린 상황에서 충돌은 불가피했다.

속공 파울이 지적되자 김동욱은 심판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이미 휘슬이 울린 뒤였다. 심판은 김동욱의 항의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테크니컬 파울까지 선언했다. SK는 테크니컬 파울에 따른 자유투까지 얻으며 55-61로 뒤지다 순식간에 58-61까지 추격했다.

매 번 논란이 되는 속공 파울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속공 파울은 공격 농구를 지향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매 번 속공에 대한 정의가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이런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뿐 아니었다. 판정 논란은 재차 나왔다.

4쿼터 4분24초를 남기고는 오리온스 이현민의 공격자 파울이 지적됐다. 이현민이 동료 김승원의 스크린을 받는 과정에서 수비수 변기훈과 몸 접촉이 일어났다. 변기훈은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이현민이 변기훈을 팔로 밀었다는 게 심판의 판정이었다.

격하게 항의하던 추일승 감독은 결국 연속 테크니컬을 받아 퇴장 당했다. '신사'로 불리던 추 감독은 올 시즌 감독 1호 퇴장을 기록했다.

64-63로 한 점 앞서 있던 오리온스는 2개의 자유투를 내주면서 64-65로 리드를 뺐겼다. 추일승 감독이 떠난 오리온스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결국 69-78로 경기를 내줬다.

경기 이후 여론은 변기훈이 과장된 액션을 했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명백한 플라핑(flopping)"이라며 변기훈이 심판 눈을 속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플라핑은 과장된 몸짓으로 심판을 속이려 드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최근 가장 강력하게 제재하는 것 중 하나다. NBA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영상 분석을 통해 이를 적발해내고 있다. 적발된 선수는 누적 벌금을 내며 6번째에는 출전 정지까지 당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한 때 14점차까지 앞섰다. SK 최부경의 부상 공백을 틈타 오리온스는 김승원의 골밑 높이와 한 템포 빠른 공격을 앞세워 SK를 괴롭혔다. 하지만 SK는 끝까지 추격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된 두 번의 심판판정은 경기 재미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경기 직후 추일승 감독은 말을 아꼈다. 추 감독은 "제가 흥분했고 자제 했어야 한다"고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러나 이현민의 공격자 파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낼 경우 벌금을 부과한다.

KBL은 올 시즌 심판 유니폼에도 이름을 새겼다. 더욱 책임감을 갖고 코트에 서겠다는 취지를 알리고자 이 같이 결정했다. 국내 프로종목 사상 처음으로 내린 결정이다.

이날 논란이 된 두 차례 판정은 모두 최한철 심판이 내렸다.

최한철 심판은 지난 2004년 3월18일 오리온스와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명백한 오심으로 1시즌 자격정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시즌에는 KT 전창진 감독과도 '막말논란'을 빚어 KBL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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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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