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지난해 43곳의 혁신형제약사에 다국적제약사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된 한국오츠카의 문성호(사진) 사장은 “국내사와 다국적사는 한 배를 탄 운명”이라며 공동운명체로서 주요현안에 대해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진행될 2차 혁신형제약사 인증과 관련해 정부가 다국적제약사를 적극 고려하기로 함에 따라 이에 대한 환영 의사인 동시에 국내 제약사들로부터 있을 지 모를 견제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연구개발(R&D) 부문에서의 협업 등을 통해 신약개발 기술 등을 공유, 상생을 모색하자는 차원이기도 하다. 해당 분야에서는 다국적제약사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절실하다는 게 국내 제약사들의 한결 같은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3월 2차 혁신형제약사 인증을 앞두고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고려 등 앞서 1차 인증시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기준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R&D 부문에서의 노력과 성과를 주된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으로 연결된다.
1차 인증시 처음부터 너무 많은 제약사들을 선정하다 보니 차별성이 부재한 데다 지원책 또한 집중될 수 없었다. 또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간 '편 가르기'가 진행되는 등 여러 부작용도 낳았다. 리베이트 제약사가 혁신형제약사에 포함되는 등 기준과 공정성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성호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 역삼동 본사에서 열린 송년간담회 직후 <뉴스토마토> 기자와 따로 만나 "결국 같이 가야 한다"며 "신약개발이라는 명분 아래서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는 공생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 국내 제약사들은 R&D 기술이 떨어진다"며 다국적제약사가 도울 수 있는 대목을 언급하는 등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
실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글로벌 제약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신약개발 등 시간과 돈이 필요한 분야보다는 제네릭(복제약) 생산과 판매 등 이른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복지부가 내놓은 ‘제약산업 육성지원 계획’에 따르면, 국내 10대 제약사 R&D 비중은 8.2%로, 세계 10대 제약사 평균치인 15.6%의 절반 수준에 그치 있다. 금액 면으로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국내 10대 제약사의 R&D 투자 총 금액은 5억달러 규모로로,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 1개사(94억달러)의 5.3% 수준에 불과하다.
문 사장은 혁신형제약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솔직히 (우리도) 지난해 선정 이후 특별한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 다만 정부의 의지는 분명 알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정부의 지원 정책은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는 보다) 실질적인 도움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복지부의 혁신형제약사 선정 기준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 공장과 KGMP시설(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R&D 투자, 리베이트 등 정확한 판단 기준을 복지부가 마련하고 이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며 “탈락한 기업들에게도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사장은 마지막으로 내년에 1차 혁신형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재인증 실사를 잘 받겠다고 밝혔다. 혁신형제약사로 선정된 기업들은 3년마다 한 번씩 정부로부터 재인증 심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