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앵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가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가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선 개입 의혹이 국가기관 전반으로 번져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박수현 기자.
기자 : 네. 박창신 원로신부가 시국미사 강론에서 한 발언이 세간의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깁니다. 박 신부는 NLL,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이를 빌미로 종북 공세에 나섰습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북한의 도발행위를 옹호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절차에 따라 국민이 뽑은 대통령마저 부정하는 것이 일부 정의구현사제단이 말한 참된 정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하는 것으로 박 대통령을 지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시국미사를 진행한 신부들을 종북으로 규정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종북이나 이적행위로 보고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소위 말하는 종북이 화제가 되는 느낌인데요?
기자 : 그렇습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100% 대한민국·국민대통합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종북 논란은 박근혜 정부 1년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기소했을 당시엔 지금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의혹이 벌어졌고요. 국정원 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나 윤석열 수사팀장이 이른바 종북검사로 몰렸습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여러 정당이나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종북이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종교계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 역시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반대는 곧 종북'이라는 공격 카드로 난국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그런데 지금 인사와 예산안 심사, 법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해있지 않습니까? 종북이 정국을 뒤덮은 모양새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은데요?
기자 : 그렇지 않아도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과 국정원 등의 개혁을 위한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 문제로 얼어붙은 국면은 더욱 냉각될 조짐입니다. 정기국회에선 결산심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도 늦어지고 있고요. 민주당이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휩싸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고 있어 문 후보자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을 청와대가 강행할 경우 또 한 번의 충돌이 예상됩니다.
이에 오늘 오후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회담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제안을 황 대표가 화답함으로써 마련된 회담에서는 특검과 특위 등이 골자인 협의체 구성이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특검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에 민주당은 특검을 핵심으로 보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황 대표는 김 대표에게 사나흘 안으로 답을 주겠다고 말한 상태입니다. 일단 여야 간 대화의 단초는 열린 셈이라 종박(從朴)과 종북(從北)으로 쪼개진 우리 사회의 웃지 못할 자화상을 극복하는데 밀알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