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제3의 모바일 운영체제(OS)로 불리는 '타이젠'(Tizen)이 인텔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타이젠 사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인텔과 삼성전자의 향후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인텔 등 타이젠 연합은 현재 타이젠 스마트폰에 탑재될 애플리케이션 채택을 놓고 개발자들과 열띤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타이젠 OS의 핵심무기 중 하나가 될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안정화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르네 제임스 인텔 CEO가 향후 사업전략과 관련해 '데이터 센터를 통한 강력한 모바일 컴퓨팅'인 '클라우드 시대'를 예고하면서 인텔의 차세대 사업전략의 핵심에 서 있는 타이젠의 구체적 기능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타이젠이 기존의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가 추구하는 스마트폰 중심 생태계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 관계자들도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부분이다. 다만 타이젠이 소비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영체제가 토양이라면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은 콘크리트 등으로 기반을 다져 건물을 세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냉장고, 자동차 등의 디바이스에 최적화 및 전문화된 시스템 구축이 타이젠의 가장 큰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의 사업 방향은 다른듯 하면서도 같은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인텔은 지난 8월부터 사물인터넷에 대비한 제품 40여종을 선보이는 동시에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기존의 인텔 사업 영역에서 볼 수 없었던 보안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스마트 손목시계 등 디바이스 시장 진출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 열린 MWC, IFA 등 굵직한 세계 규모의 행사에서 '스마트 홈', 갤럭시 기어', '보안 솔루션 녹스' 등을 공개한 삼성과 거의 같은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타이젠 연합을 이끌고 있는 두 기업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타이젠이 윈도8이나 파이어폭스, 우분투 등과 유사한 스마트폰·PC용 OS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암시한다. 제3의 OS로서는 iOS와 안드로이드가 점령한 시장에서 공간 창출이 어려워 스마트폰 다음의 IT 디바이스 환경 변화에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타이젠 협력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타이젠 OS의 출발이 될 타이젠 스마트폰의 경우 아직 어떤 앱을 채택할 것인가를 놓고 막판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iOS, 안드로이드 등 운영체제 자체로는 차별성을 나타내기 힘들다"며 "강력한 앱 시스템을 통해 앱 자체의 혁신이 가장 큰 개발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4’에서 타이젠 제품을 일체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 타이젠과 관련한 행사는 철저하게 별도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타이젠 연합에 참여한 업체가 30개가 넘는 만큼 각사들이 개별적으로 타이젠 제품을 홍보하게 된다.
◇모바일 운영체제 '타이젠' 캡쳐 화면(사진=위키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