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업인출신 사외이사 물갈이 시작

대출관계 사외이사 특별조사 영향

입력 : 2009-02-13 오전 11:07:00
[뉴스토마토 서주연기자] 은행권의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의 물갈이가 시작됐다.
 
최근 해당 은행과 대출관계가 얽혀있는 사외 이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점검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기업인 출신 5명을 교체했다.

최근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병주 전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사퇴한 5명이 모두 기업인 출신이다.
 
사외이사 임기가 1년이지만 대부분 유임돼 왔던 것에 비하면 대폭 물갈이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최근 KB,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의 기업인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금융지주 계열사인 은행, 증권사 등과 이들이 속한 기업 사이에 거래 관계를 특별 점검한 것과 큰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퇴한 5명 모두 신한은행과 대출관련 문제가 얽혀있는 관계로 알려져, 금감원이 점검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리 사퇴의사를 밝힌것이라는 견해가 크다.
 
KB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어 곧 물갈이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금융지주 사외이사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서게 된 것은 금융지주회사법이 사외이사 자격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금융지주회사법 38조와 시행령 17조를 보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등과 대출거래가 있는 기업과 특수 관계에 있는 등 특정 거래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우려가 있는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엄격히 적용하면 은행과 조금이라도 대출 거래가 있는 기업의 경영인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법 40조와 시행령 19조에 따르면 ‘해당 금융지주회사와 매출 총액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단일 거래계약을 체결하거나 대출 총액이 자본금의 10% 이상인 법인의 상근 임원직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서자회사인 은행등과 거래계약을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허점이 있다.

따라서 금감원은 기업인 사외이사가 없는 우리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특별 점검을 벌인 것이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법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업게에서도 이번 기회에 관련 조항을 정비해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서주연 기자 shr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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