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프로농구)SK-오리온스 '오심논란 스스로 평가받는다'

입력 : 2013-12-04 오후 12:29:13
◇지난달 20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에 항의하는 (오른쪽) 오리온스 선수들.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가 4일 저녁 7시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맞붙는다.

최근 프로농구를 뒤흔들었던 '오심 논란' 이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났다. 주인공이었던 심판 없이 동일한 조건에서 한판 제대로 맞붙을 기세다.

SK(1위)와 오리온스(8위)의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경기 승패를 가를 태세다.

SK는 그날 오심이 자신들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막을 수 있는 기회다. 오리온스는 오심 하나가 4연승 중이던 팀을 3연패까지 빠트릴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경기다.

◇팀 분위기

SK는 최근 5경기에서 3승2패 중이다. 오리온스와 전자랜드를 상대로 3승을 쌓았다. 하지만 동부와 KT에게 졌다. 특히 지난 1일 KT전은 준비했던 수비가 뚫리며 승리를 내줬다. 연패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SK 입장에선 이번 오리온스전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7연승까지 내달려본 SK는 연패를 모르는 팀이다.

오리온스는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 전자랜드와 KCC를 눌렀고 SK, LG, 모비스에게 졌다. 지난달 20일 SK전에서 나온 오심은 오리온스를 짓눌렀다. 당시 4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이상을 바라보던 오리온스는 최한철 심판의 오심 하나로 연승이 깨졌다. 이후 3연패에 빠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했다.

◇핵심 기록

SK는 강팀의 조건인 수비와 리바운드를 갖췄다. 득점 6위(72.4점)는 평범하다. 그러나 리바운드 1위(39.7개)와 최소실점 3위(70.1점)가 강력한 무기다. 최소실책 2위(11.3개)와 속공 3위(누적개수 68개)도 SK의 장점이다. 화려한 멤버를 갖췄음에도 끈끈한 수비를 SK는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어시스트 8위(13.4개)와 3점슛 9위(5.1개)는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오리온스는 객관적인 지표에서 SK에 밀린다. 득점 9위(68.4점), 리바운드 8위(33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최소실책 5위(12개)는 큰 차이가 없으며 최소실점 2위(69.7점)는 SK 보다 다소 괜찮은 부분이다. 속공 7위(누적개수 49개)의 성적표는 전태풍과 이현민이 있음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술적 관점

지난달 20일 결과를 증명하려는 의지가 충돌할 전망이다. 당시 4쿼터 승부처에서 심판의 오심이 경기 흐름을 망가뜨렸다. SK는 판정 때문에 이긴 것이 아니란 것을 입증할 차례다.
 
오리온스는 오심만 아니었다면 이겼을 것이란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기회다. 그 어느 경기 보다 구단 전체의 의지가 많은 변수를 가져올 맞대결이다. 특히 오심의 논란에 섰던 변기훈(SK)과 김동욱(오리온스)이 주목된다. 변기훈은 헐리웃 액션으로 그날 이후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두 팀의 지난 2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모두 SK가 이겼다. 지난달 20일 2라운드에서는 SK의 애런 헤인즈와 김선형, 주희정이 팀 득점을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전태풍과 렌스 골번, 리온 윌리엄스가 분전했으나 다소 부족했다.

특히 당시 상승세를 타던 오리온스의 신인 가드 한호빈은 SK의 수비에 철저히 막혔다. 리바운드 개수에서도 SK가 33-19로 압도했다. 하지만 실책에서는 오리온스가 20개를 저지른 SK 보다 8개를 덜 하며(12개) 높이를 만회했다.

지난 10월24일 1라운드에서는 리바운드, 실책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대등했으나 주희정, 헤인즈, 박상오, 김선형이 고른 득점을 보인 SK가 67-62로 이겼다. 이번 맞대결도 실책과 리바운드에서 갈릴 모양새다.

◇벤치 흐름

이번 1경기만 두고도 두 벤치의 입장은 명확하다.

SK 문경은 감독은 이기고도 찝찝했던 경기를 돌아보며 확실히 실력으로 이겼음을 입증하겠단 자세다. 문 감독은 최근 주희정, 김선형, 변기훈을 동시에 기용하는 전면 강압 수비로 재미를 봤다. 박승리의 깜짝 선발 카드도 항상 손에 쥐고 있다. 다른 어떤 경기 보다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후유증을 확실히 떨치겠다는 자세다. 4연승 중이던 오리온스는 오심 이후 3연패까지 추락했다. 추일승 감독은 겨우 팀을 재정비해 지난달 30일 KCC를 꺾었다. 이번에 SK를 누르고 2연승까지 달리면 그날의 오심을 재조명할 수 있다. 오심으로 퇴장까지 당했던 추일승 감독에 대한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의 징계는 아직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예상 라인업

SK: 김선형(주희정)-변기훈-박상오(헤인즈, 박승리)-최부경(김민수)-심스
오리온스: 이현민(한호빈)-전태풍-김동욱(전정규)-최진수(김승원)-윌리엄스(골번)

◇예상 승패

객관적인 기록에서는 분명 SK가 앞선다. 거기다 홈에서 절대 강한 SK다. 연패를 극도로 경계하는 SK는 지난 경기에서 1패를 당했다. 연패를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모든 과거 기록과 각종 지표에서 SK가 앞선다. SK에겐 이겨야 하는 이유가 명확한 경기다.

하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오리온스의 다소 우위를 예상한다. 오리온스는 오심만 아니었다면 이겼을 것이란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최근 오리온스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 추일승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구단 전체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삭발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은 둥글기 때문에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SK의 홈팬들의 열기는 뜨겁다. 어이없는 실책과 공격 리바운드를 허용할 경우 의외로 오리온스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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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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