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당국의 '휴면카드' 폐기 지시 후 일부 카드사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휴면카드는 최종 이용일로 부터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뜻한다.
당국이 만든 지침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소형 카드사는 성장동력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지난 3분기 주요카드사별 휴면카드 관련 통계를 보면 증가폭은 각기 다르다.
휴면카드 감소세는 신한·삼성·현대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카드는 지난 6월에 비해 200만장 이상 줄어 휴면카드 비중이 8%까지 떨어졌다. 삼성카드도 13.52%로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하지만 소형카드사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휴면카드 비중은 19.07%에서 올 3분기는 17.47%로, 하나SK카드는 23.15%로 지난해에 비해 3.8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소형카드사들이 휴면카드 비중을 과감히 줄이지 못하는 데는 고객유지 목적이 가장 크다.
신규회원 모집비용보다는 잠재고객을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원들의 정보도 유지·관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소형사에겐 여러모로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레드오션인 시장에서 대형사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잠재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부에서 마련한 지침이자 규정이고 다른 카드사와 공감대를 형성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선의 노력을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휴면카드 축소 지시로 카드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점도 민감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사마다 전략은 다르지만 자동해지시키는 방향보다는 적극적인 영업으로 새로운 카드를 만들도록 권유하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업계사정을 좀 더 유심히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규제와 압박은 오히려 시장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반면 감독당국은 카드업계의 소모적인 외형경쟁으로 인한 부산물이 '휴면카드'라는 판단에는 입장의 변함이 없다. 올해는 제도가 정착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정책효과는 내년쯤 시장에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 관계자는 "업계 순위 유지목적으로 카드발급에만 혈안이 돼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은 정책적인 방법 뿐 아니라 업계 내부적에서도 반드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