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은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주목하면서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반년 넘게 이어짐에 따라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측면이 있어 12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더라도 변동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 나흘 연속 연저점 경신..1050원 '바짝'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4 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다가 막판 소폭 반등한 흐름을 보였다. 다음 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테이퍼링(점진적인 자산매입 축소) 전망이 엇갈리면서 환율에 양방향으로 영향을 끼쳤다.
9일 환율은 미국 11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12월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저점(1054.3)을 경신했다.
수출업체의 대기 매물 압력도 꾸준히 이어진 가운데 환율은 사흘간 연저점을 재차 갈아치웠다.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원 내린 1051.0원 종가를 기록하며 105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11일(현지시간) 미 정치권의 예산안 협상 잠정 합의 소식과 함께 전일 지난달 미 소매판매 지표도 호조를 보이면서 테이퍼링 연내 시행 우려감이 다시 불거졌다. 13일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8거래일 만에 상승으로 방향을 틀어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052.6원에 마감했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자료=대신증권)
◇ FOMC 이슈 선반영..변동폭은 제한적일 듯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은 관망세를 보이다가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방향성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 혹은 관련 신호가 나온다면 상승 시도가 예상되나 반대일 경우 1050원 하향 테스트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다음주 FOMC 회의에서 정책 상 변화가 없더라도 테이퍼링 관련 신호는 나올 것으로 예상돼 상승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최근 달러화 상승을 누르면서 가파르게 상승하던 유로·달러 강세가 제한되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 소비자 물가수준이 0.7% 가량에 불과하고 아직 인플레이션의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12월에 테이퍼링을 실시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FOMC 전까지는 1050원대 초반에서 횡보하다가 테이퍼링 관련 언급이 없으면 1050원대를 하향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12월 FOMC 결과로 인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이슈가 반년 넘게 이어진 탓에 이미 충분히 반영돼 환율에 미치는 여파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2월 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가 단행되더라도 이미 반년 이상 반영해왔던 재료라 생각보다 시장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수주 소식 등 대기 중인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많아 반등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주에는 유럽 12월 제조업 PMI 잠정치·중국 12월 HSBC 제조업 PMI(16일), 미 12월 FOMC·미 11월 소비자물가·유로존 재무장관회의(17일), 미 11월 건축허가(18일), 미 11월 기존주택판매(19일), 유럽연합(EU)정상회의(20일) 등의 대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