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자기자본 거래를 막는 볼커룰이 미국에서 시작된 가운데 영국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도입될 예정이라 은행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영국 정부가 단행하는 은행 개혁으로 관련 산업들의 불확실성이 짙어졌다고 보도했다.
영국판 볼커룰인 '울타리 치기(ring fence)'란 법안이 이번 주 내로 도입되면 금융권과 소규모 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울타리 치기는 말 그대로 위험성이 높은 투자 금융 사업과 소매 금융 사업 사이에 경계선을 그어 각 업무를 분리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 2011년 존 비커스 경 독립위원회 대표는 투자 금융업에서 발생한 손실이 소매 금융 사업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울타리 치기 법안을 고안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울타리 치기 법안 탓에 일반 기업들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대형 투자은행들 또한 불이익을 경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울타리가 적용된 은행들은 중소 기업들을 상대로 '무역금융(trade finance)'을 제공할 수 없다. 파생상품 판매 또한 금지된다.
기업 입장에선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은행이 줄어들고 울타리에 묶인 은행은 사업 부문이 축소되는 셈이다.
영국은행가협회(BBA)는 대형 은행들에 울타리를 쳐지면 건물보험을 구매하지 못하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 또한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법안은 이번 주 영국 상원의 승인을 얻으면 발효된다.
세부적인 내용은 보조법의 형태로 내년까지 구체화 될 예정이라 법안이 제모습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현실성이 떨어지고 신축성도 없는 은행 규제안을 만들 수 있다며 세부안에 관해선 은행권 당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영국 재무부는 관계자들과의 연구를 토대로 구체적인 규제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재무부는 "정부는 금융권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은행 산업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과 관련 기업 종사자들과 함께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