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가뜩이나 내수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17일 '한·중 수출입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의 수입이 감소하면서 한국의 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감소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연구소는 한국의 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로 중국이 가공무역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지난 2001년 이후 한국의 대중 부품소재 무역수지는 전체 대중 무역흑자 대부분을 떠받쳐왔다. 대중 무역흑자에서 부품소재 무역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7년 100%로 집계되며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93%로 하락했다.
산은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은 중국에 부품소재를 조달하는 역할을 했고 중국은 저임금을 활용해 세계시장에 완제품을 팔아왔다"며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4년간 중국의 총수입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중국의 수입이 9%가량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 수출은 약 15%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중 무역흑자 흑자는 지난해의 절반 가량인 74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거나 중립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해 중국의 수입이 25%가량 감소한다고 볼 때 한국의 대중 수출은 무려 30%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대중 무역흑자 역시 25억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산은연구소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한국의 대중 무역 의존도를 축소해야 한다"면서도 "한·중 무역의 긴밀성과 상호보완성을 감안할 때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용 부품소재의 경우 고기술,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 내수용 소비품목과 건설기계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적으로는 동남부 연해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 중서부 지역으로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은연구소 관계자는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하반기 세계경제가 얼마나 회복될지가 관건이지만, 비관적인 전망을 가정할 경우 수출과 수입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30%와 25%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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