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시장형실거래 예정대로"..뒤통수 맞은 제약계

문형표 '오락가락' 행보에 사태 악화..제약계 극한 반발

입력 : 2013-12-17 오후 3:35:05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보건복지부가 예정대로 오는 2월 시장형실거래제를 재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문형표 장관의 전격 방문과 함께 이뤄진 '원점 재검토' 약속은 무참히 실종됐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17일 “어제 문 장관이 제약협회를 방문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한 의미는 예정대로 시장형실거래를 시행하고, 이후 협의체를 만들어 문제된 부문에 대해서 제도를 보완하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협회 쪽에서 문 장관의 발언을 확대해석한 것 같다”며 책임을 제약협회로 돌린 뒤 “정부의 입장은 불변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제약협회는 16일 문 장관과의 간담회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문 장관의 '원점 재검토' 발언을 전하고, 협의체 구성을 통해 문제에 접근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시장형실거래제는 사실상 잠정 보류됐다고 알렸다.
 
복지부의 돌연 행보에 뒤통수를 맞은 제약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복지부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협의체 구성 제안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문 장관의 협회 방문과 협의체 구성을 통한 제로베이스에서의 시장형 실거래가제 검토 제안에 상식적인 결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했다”며 “재시행을 전제로 한 협의체 구성 사실에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그러면서 “재시행을 전제로 하는 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또 정부가 물리적 시간 부족을 이유로 재시행 불가피론을 펼 것이 아니라 의지가 중요하다며, 지금이라도 폐지와 시행유예 등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요구하는 반시장적인 시장형 실거래가제의 폐지야 말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인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돌리는 것’에 가장 부합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문 장관의 오락가락 행보에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또 시장형실거래제 재시행에 우호적이던 여론 또한 급속히 냉각될 수 있어 문 장관이 최악의 수를 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약계는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갈등만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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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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