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이라크 진출 타진..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의향서 체결

입력 : 2013-12-19 오후 4:13:2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화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이라크 진출을 추진한다.
 
한화케미칼은 19일 서울 장교동 사옥에서 방한홍 대표와 모하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 차관이 만나 이라크에 에탄과 천연가솔린을 활용한 에틸렌 생산설비(크래킹 센터) 및 석유화학 제품 생산공장 건설에 대한 합작투자 사업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한화케미칼(009830)은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100만톤 규모의 에탄·천연가솔린 분해시설과 이를 기반으로 폴리에틸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플랜트 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 투자규모는 약 40억달러(한화 4조2360억원)에 달할 것으로 한화케미칼은 추산했다.
 
현재 한화케미칼은 대림산업과 합작투자를 통해 연산 190만톤의 에틸렌 분해 시설인 여천 NCC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산 80만톤 규모의 폴리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사업 의향서(LOI)체결을 시작으로 이라크 정부와 구체적인 사업성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라크 진출 추진은 저가원료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최근 중동과 북미지역의 에탄가스 기반 저가제품의 등장으로 나프타(원유)기반의 제품은 원가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 에탄가스 기반 제품은 나프타 기반 제품에 비해 최대 50%까지 저렴하다. 때문에 석유화학 업계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산지에 직접 진출해 에탄과 천연가솔린 기반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중동 및 북미산 제품들과 동등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라크는 저가원료가 풍부하지만 석유화학산업의 미성숙 지역이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클 수 있다는 게 한화케미칼의 판단이다.
 
이번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추진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을 통해 쌓은 이라크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총 투자규모가 약 40억달러, 상업생산까지 7년이상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사업 파트너가 이라크 정부인 만큼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추진력, 대정부 협상력 등이 필요하다"면서 "김 회장의 부재로 진척이 더디거나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 최초로 중동에 진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009년 사우디 석유화학회사 시프켐과의 합작사인 IPC를 설립해 사우디에 진출했으며, 내년 1분기부터 연간 20만톤 규모의 폴리에틸렌 제품을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왼쪽)와 모헤메드 자인 이라크 산업부차관이 19일 오후 장교동 한화빌딩 사옥에서 만나 이라크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추진을 위한 합작투자 사업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한화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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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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