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JTBC의 '뉴스9'이 뉴스보도프로그램으로는 역대 최고수준의 중징계를 받았다.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을 두고 '정치심의'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KBS '추적60분'에 대한 징계에 이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내용을 표적 심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방통심의위는 JTBC '뉴스9'에 ‘관계자 징계 및 경고’를 의결했다. 법정 제제 중에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재승인 심사에도 감점 요인이 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5일 JTBC 뉴스가‘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를 보도하면서 정부에 부정적인 사람들의 의견만 내보냈다는 점이 이유로 꼽혔다. 사안을 다루면서 김재연 통진당 대변인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만 출연시켜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JTBC '뉴스9' (사진 제공=JTBC)
JTBC는 “정당 해산이라는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사안이기 때문에 시청자와 국민의 주요 관심사로 다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김재연 대변인은 당사자에게 반론권을 준다는 차원에서, 김종철 교수는 법학자로서의 전문적인 견해를 청취하기 위해 출연시켰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엄격하게 적용돼야 하는 보도프로그램임에도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안을 다루면서 이를 균형있게 반영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SNS를 통해 "방통심의위, 막장이네요. 집권 채 1년도 안 됐는데 독재정권 말기 현상이.."라는 글을 남겼다.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도 "계속 막장의 길을 가고 있는 다른 종편은 놔두고 손석희를?"이라고 적었다.
당초 방통심의위 전체회의에서조차 여야 추천 상임위원 간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여당추천 위원들은 "JTBC 뉴스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가장 대표적으로 수치스러운 사례"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야당추천 위원들은 "다른 종편 방송사에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JTBC만 문제삼는 것은 이중잣대"라며 반발했다. 결국 회의 도중 일부 야당추천 위원들이 퇴장하는 등 갈등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jtbc 뉴스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 중징계 결정은 언론의 공정성 객관성을 돌아보게 하는 아주 중대한 사건"이라며 "외눈박이 세상에서는 두 눈 멀쩡한 사람이 손가락질 당한다는 우화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같은당 최민희 의원 역시 "방통심의위가 그 동안 일부 종편의 근거없는 ‘종북몰이’에 얼마나 관대했는지, 날이면 날마다 되풀이 되는 지상파뉴스와 종편의 친여보도에 얼마나 우호적이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방심위의 이번 결정에 대한 수많은 비판은 방심위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방통심의위의 심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방통심의위는 4년 전에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도사-안철수' 편, 국정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수사를 다룬 KBS '추적 60분'등에 대해 잇따라 제재 결정을 내려 '정치 심의'를 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에 방송 PD들도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PD연합회는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언론학계와 방송 심의의 문제점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심의 규정과 방통심의위 구조·운영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광선 PD연합회 정책국장은 "피디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법적 조처 등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