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기본으로 돌아가라"

입력 : 2013-12-23 오후 4:56:58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생산과 판매 전 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 역량을 탄탄하게 다져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특명을 던졌다.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에서 벗어나 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라며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각 시장별 수요 변화는 물론, 환율 추이 등 글로벌 경영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프리미엄 차종이 선진시장에 출시되고, 핵심 전략 신차들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되는 중요한 해"라며 "신차들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형 제네시스가 명차들의 본고장인 유럽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가운데 현대차를 현 위치로 끌어올린 쏘나타도 7세대로 옷을 갈아입고 LF라는 이름으로 시장 출격에 나선다. 때문에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명운이 달린 한 해라는 게 정 회장의 인식이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내수 부진에도 해외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목표인 741만대를 뛰어넘는 75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6% 증가한 690만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는 101만대를 판매해 3.1%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대신 해외시장에서는 7.8% 증가한 590만대를 기록해 내수 부진을 만회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황이 낙관적이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보다 앞당겨진 데다, 신흥국들의 위기 가능성도 상존하는 등 결코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게다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며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유럽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업체들이 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무게를 두게 되는 요인이다.
 
또 국내에서는 지난 5년간 유로화 약세 효과를 누려온 독일 메이커들이 내년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 혜택 등의 이점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현대·기아차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험로를 마주한 현대·기아차에게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정 회장의 정공법이 주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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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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