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산업기상도)유통, 내년엔 바닥 찍고 소폭 반등

(연말특집)⑦"소매시장 성장폭, 올 1%→내년 2.3% 전망"
"식음료업계 '우울'..아웃도어·SPA가 패션 주도"

입력 : 2013-12-24 오후 5:36:38
[뉴스토마토 정해훈·김수경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장기 불황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인데다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업체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상황에서 일부는 호황을 누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 졌다.
 
게다가 그동안 곪아왔던 불공정거래 행위가 업계 전반에 걸쳐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올해에 비해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종별 희비..구매패턴 변화 감지가 관건
 
올해 업계 마케팅 전략의 키워드는 구매패턴의 변화였다.모바일을 활용한 쇼핑이 급증하면서 적절히 대응했는지 여부가 업종의 성패를 좌우했다. 일부에서는 모바일 환경에 맞춘 업종간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기도 했다.
 
백화점은 17년 만에 신규 출점을 중단하는 대신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맞춰 아울렛, 복합쇼핑몰로 눈을 돌렸다.
 
편의점은 과다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출점 확대 자제를 선언했다. 실제로 올해는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대형마트도 출점 규제, 의무휴업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까지 겹치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패션·미용 등을 바탕으로 홈쇼핑은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갔고, 스마트폰 이용 확대와 편의를 추구하는 소비 경향으로 온라인쇼핑몰은 계속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는 올해 소매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1.0% 성장한 262조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내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2.3% 성장한 268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식음료 '갑을 논란에 울상'..해외진출·소비 맞춤형이 성공 좌우
 
올초부터 사회적 문제가 됐던 '갑을 논란'은 식음료업계에도 이어져 주요 상위업체는 지난해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외식업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의 규제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전 국민적인 분노를 샀던 남양유업(003920) 사태는 식품업계의 병폐 중 하나였던 이른바 '밀어내기'를 공론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는 식음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영업이익 하락을 부추겼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상장된 식음료 기업 매출액 상위 3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2조9300억원보다 19% 이상 감소한 2조36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1인 가구와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소비자의 생활방식 변화에 맞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농심(004370) 신라면, 오리온(001800) 초코파이, 팔도 도시락, CJ(001040) 비비고 등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제품처럼 내수 부진을 극복하고 해외 시장에 안착하는 것도 성장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황 회복국면 진입..합리적 소비 '여전'
 
지난 몇 년간 저성장에 시달렸던 국내 패션 업체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판매가 부진한 브랜드를 철수하며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고, 재고수준을 낮추는 노력 끝에 하반기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업황 부진의 터널을 지나 상반기 바닥을 찍고 다소 완만한 회복 과정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반등 신호가 감지되고 있고 2014년은 회복국면 초입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복종별로는 남성복과 여성복은 저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잡화와 SPA 중심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일제히 패션잡화 부분을 확대시키고 있는 추세라는 것도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명품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면세점과 해외시장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국내외 SPA 브랜드는 복종의 경계를 넘나들며 당분간 약진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국내 토종 업체들이 해외 브랜드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유통채널 중 온라인과 아웃렛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최근 패션업체들은 직영 온라인 쇼핑몰 유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롭게 신규 사이트를 개설하거나 온라인 구매 시 여러 가지 혜택을 부여하는 등 앉아서 쇼핑하는 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직영 인터넷 쇼핑몰은 매장 입점 수수료가 없어 오프라인 대비 고마진을 누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효율적인 유통망으로 자리잡았다.
 
아웃렛은 중간 유통 비용을 최소화 해 정가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다. 브랜드 로열티가 높은 소비자들을 유인해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효율적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대기업들의 출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유통사별 아울렛 출점 계획. (자료제공=각 사)
 
◇화장품업계 '역경의 한해'..내년 해외 성공이 정답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 높은 성장에 대한 역기저 효과와 전반적인 내수 업황 침체, 업계 내 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뿐만 아니라 가맹점 관련 규제 리스크와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발생한 '갑을 논란'까지 여러 가지 부정적 이슈들에 시달렸다.
 
다만 합리적인 소비시대에 걸맞은 저가 브랜드샵의 매출은 꾸준히 증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나친 경쟁과열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내년 이후 중장기 성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업체들의 해외진출 성과 기대감이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브랜드샵 경쟁이 여전히 치열한 상황이고, 공정위의 규제 강화가 겹쳐 있는 것은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원브랜드샵 보다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고른 소비층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업체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계에 부딪힌 내수시장 경쟁력 보다는 강력한 해외 모멘텀을 갖추고 있는 업체가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9월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화장품 수출을 지난해의 6배 수준인 60억 달러까지 확대하고 총생산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화장품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화장품산업을 첨단 수출산업으로 육성해 글로벌 Top7 국가로 진입시킨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국내 화장품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아시아권으로 당분간 한류로 구축된 프리미엄 이미지를 바탕으로 확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12%에 달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두 자릿수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 (자료제공=유로모니터)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