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 모습. (사진캡쳐=K리그 홈페이지)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이적시장이 심상치 않다. 모기업들의 투자 감소에 따라 꽁꽁 얼어붙을 기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3일 2014년 자유계약(FA) 선수를 발표했다. 연맹은 황진성, 신화용(이상 포항스틸러스), 김용대, 김치우(이상 FC서울), 김남일, 설기현(이상 인천유나이티드) 등 상주상무와 경찰축구단을 제외한 총 193명을 공시했다.
축구계의 여름 이적 시장은 즉시 팀 전력에 녹일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반면 겨울 이적 시장은 향후 시즌 구상이나 예비전력을 구축하는데 활용하는 편이다.
최근 각 구단들은 FA 영입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연봉만큼이나 팀 전체 연봉도 고려하고 있다. "예전 같지 않다"는 분위기가 이따금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11일 프로축구연맹이 외국인선수를 제외한 K리그 등록선수 연봉을 공개하며 후폭풍이 거셌기 때문이다.
당시 구단 연봉 1위를 차지한 수원삼성은 투자 감축과 선수 육성으로 계획을 틀었다. 비교적 '큰 손'이던 수원의 이 같은 방침에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행보를 할 전망이다. 올 시즌 내내 축구계에서는 수원의 투자가 전과 같지 않을 것이란 소리가 흘러나왔다.
포항스틸러스가 외국 선수 없이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반드시 투자가 성적을 보장한다는 공식을 깼기 때문이다.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국내 선수들만으로 시즌에 나섰다. 포항은 정규리그 우승과 축구협회(FA)컵 정상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안 그래도 자금난 운운하던 모기업들에겐 좋은 사례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황선홍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모기업이 있는 구단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자금력이 약한 시도민구단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선수 영입이나 시즌 계획은 전과 다르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확실히 일부 구단은 예전 보다 돈이나 기타 부수적인 것들을 많이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지방 시민구단 관계자는 "시민구단 입장에서는 원래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면서도 "모기업을 가진 구단들의 눈치가 다른 것 같긴 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FA선수는 오는 31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우선 협상을 가질 수 있다. 이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2월 등록 마감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전체 구단과 입단 교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