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들의 운명이 속속 갈리고 있다. 내년 시즌에도 한국에서 뛰는 선수가 많지만,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선수도 있다. 구단을 떠난 선수 중에는 자의로 떠난 선수도 있지만 팀이 다시 계약을 하지 않으며 떠난 선수도 있다.
교체 외국인 선수가 있는 3개 야구단과 내년까지 1명 추가 보유가 가능한 NC를 감안하면,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는 22명이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갈렸을까? 이들 22명의 내년 모습을 알아보자.
◇남은 선수는 절반에 조금 못미치는 9명
내년에도 한국에 남을 선수는 현재로선 9명이다. 넥센과 롯데가 각각 2명을 모두 붙잡은 가운데 1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 선발 가능한 NC에서 2명을 붙잡았고, 두산·LG·SK가 각각 1명을 내년 시즌도 뛸 외국인 선수로 잡았다.
이들 9명의 절반 이상이 되는 6명은 내년 시즌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맞을 세번째 시즌이다. '한국에서 완벽히 정착한 선수'임을 뜻하는 것으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오래 한국을 머문 선수는 팀을 바꾸며 벌써 6년째(내년 기준) 뛰는 브랜든 나이트(넥센)이다. 2009~2010시즌 삼성에서 공을 던진 나이트는 이후 2010시즌부터 넥센 소속으로 팀을 바꿔 내년이면 넥센에서만도 4년차다.
LG의 리즈와 롯데 옥스프링도 내년이면 한국 4년차가 된다. 옥스프링은 2007~2008시즌 LG 소속으로 2년을, 올해와 내년 롯데에서 2년을 채운다는 점이 이채롭다.
◇새 팀을 찾은 전 NC 아담, KIA-두산 출신 빌로우-핸킨스
자신을 영입한 한국 팀에서 내년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후 재빨리 살길을 찾은 선수도 있다. NC의 아담 윌크와 KIA의 듀웨인 빌로우, 두산의 데릭 헨킨스가 그런 경우다.
아담은 NC에서 기대가 컸던 선수다. 내년에도 NC의 유니폼을 입을 에릭과 찰리보다 실력은 물론 경력까지 뛰어난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팀에 융화되지 못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야구계 'SNS파문'의 주역이 되며 NC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아담은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하며 다시 자신의 고향인 미국에서의 화려한 '재기'를 노리는 입장이 됐다.
KIA와 두산의 교체 선수로서 한국 리그에 온 빌로우와 핸킨스는 나란히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자신 이전에 팀에 속했던 선수보다는 기량이 낫긴 했지만 비싼 비용을 투자해 영입한 외국인 선수로서는 부족한 실력이었다. 결국 올해 계약을 맺었던 KIA와 두산은 이들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내년 서로 같은 팀에서 함께 뛸 두 명의 활약이 기대된다.
◇크리스 세든. (사진제공=SK와이번스)
◇'다승왕' 크리스 세든, SK 대신 일본 요미우리와 계약
올해 배영수와 함께 '다승왕'에 오른 크리스 세든(전 SK)은 SK의 끈질긴 구애에도 일본 리그로의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국내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인 세든의 기량에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영입 의사를 보이며 세든은 결국 SK와 이별하게 됏다. 이에 SK는 재빨리 세든을 대체할 선수로 로스 울프를 택하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SK 팬들에게는 많이 아쉽지만 세든 개인으로는 꽤 기회다.
'자신이 원해 나은 조건을 받고' 한국을 떠난 경우는 세든 뿐이다. 새로운 리그에서 어떻게 호투할지 궁금하다.
◇한국을 떠날 8명의 앞날, 아직 확실치 않아
재계약을 마친 9명과 일본·미국 팀을 찾은 4명을 빼면 이제 남은 외국인 선수는 9명이다. 이들 중에서 밴덴헐크를 제외한 다른 선수는 내년에 한국 리그에서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밴덴헐크는 삼성과 재계약할 것이 유력한 선수다. 올해 성적도 나쁘지 않다. 올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3.95'의 기록을 남기긴 했지만, 전반기(3승5패, 평균자책점 4.50)에 비해 후반기(4승4패, 평균자책점 3.33)에 발전된 기량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는 '1승,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삼성의 우승에 기여했다.
美 CBS스포츠 존 헤이먼 기자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릭 밴덴헐크가 삼성과 계약했다. 현재 신체검사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제 밴덴헐크는 공식 발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8명은 모두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지난 7월 이미 웨이버 공시된 3명(아네우리 로드리게스(전 삼성), 게릿 올슨(전 두산), 앤서니 르루(전 KIA))과 다른 5명(에스마일린 카리나드(카리대·전 삼성), 벤자민 주키치(전 LG), 헨리 소사(전 KIA), 데니 바티스타, 다나 이브랜드(이상 전 한화))다.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다만 선수에 따라 팬들의 반응은 다르다.
'암흑기' LG의 마운드를 빛낸 주키치의 경우 부상으로 충분한 기량을 발휘가지 못한 경우라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반면 카리대의 경우 퇴출이 당연시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퇴출에 대해 슬퍼하는 팬은 찾기 힘들다. 오히려 '속시원하다'는 식의 반응이 많다.
아직도 진로가 확정되지 않은 이들이 내년 어디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2013년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정리=이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