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국세청 등 기획재정부 소속 외청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재정부가 국세청을 비롯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 4개 외청(外廳)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다.
외청들은 재정부의 통제 강화가 되레 업무 효율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통제 하면 역효과"
발단은 재정부가 지난 10일 개정한 '기획재정부 장관의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에 관한 규칙'.
재정부는 산하 4개 외청과의 유기적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업무효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 규칙을 개정했다.
개정 규칙은 재정부 장관이 분기별로 외청장 회의를 열어 업무보고를 받고, 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외청 기획조정관들을 수시로 불러 회의도 주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외청 관계자는 "개정 규칙에 자율성이 침해되는 부분이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는 "실무는 재정부가 잘 모르는 일이 많다"며 "재정부에서 자꾸 통제를 가하면 자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고 자꾸 보수적인 방향으로만 가게 된다"며 역효과를 우려했다.
이어 "외청도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며 "하지만 재정부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외청의 업무 영역을 한정짓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마찰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수정안이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과정에서 형식적 측면에만 치중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규칙개정 할 때도 반대의견을 많이 냈는데 우리 의견은 많이 반영이 안됐다. 그쪽(재정부)에서 생각한대로 됐다"고 꼬집었다.
◇ 강만수 작품?
외청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이번 규칙개정은 강만수 장관 재임시절 강 장관이 "재정부와 소속 외청의 관계가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이뤄지지 않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의 수정을 지시했고, 재임 중 처리될 예정이었다.
재정부 입장은 강경하다. 이번 개정 내용이 오히려 부족해 통제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식경제부의 경우 특허청, 중소기업청 등 소속 외청과 유기적인 협조가 잘 되고 있어 인사교류도 원활하다"며 "재정부의 산하 외청은 이런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며 규칙 개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재정부 소속 외청이 재정부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돌아가야 하지 않겠냐"며 "개인적으로는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재정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청에 대한 통제를 바라보는 관가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다른 부처 고위 간부는 "재정부와 소속 외청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독립된 관계"라고 전제, "업무협조는 하되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독자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정부의 이번 조치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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