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호랑이처럼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면서, 소처럼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호시우보(虎視牛步)’ 자세로 이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갈 것입니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사진)은 30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송년사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통이 따르겠지만, 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위대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며 '호시우보'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변화는 나부터 시작된다'는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저가 수주분이 매출로 반영되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은 24조312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수주 실적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273억불을 달성했다. 세계 최대인 1만8400TEU급 컨테이너선과 최대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을 수주했으며, 지난 8월에는 33억불 규모의 초대형 화력발전소 공사를 계약하는 등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저가수주 물량 부담에 발목이 잡히면서 세계 1위 조선사로서의 위용은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또 태양광 등 신성장 동력 사업 또한 예정만큼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고민은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