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무려 22일. 역대 최장기로 진행된 철도파업이 국회의 중재로 일단락 됐다.
하지만 철도노조 조합원에 대한 무더기 징계와 손해배상 등 법적 절차가 남아 있는데다 국회 소위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 의제도 설정되지 않는 등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왼쪽), 김명환 노조위원장(오른쪽),(사진=뉴스토마토DB)
◇ 국회 철도산업발전소위 역할 한계론 제기
이번 철도파업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철도산업발전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면서 전격 철회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철도산업발전소위 구성이 당장의 파업 철회라는 탈출구를 제공했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여러 쟁점에 있어 정부와 코레일, 노조의 견해차가 너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먼저 파업의 발단이 된 수서발 KTX 법인 설립에 있어 정부와 코레일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조는 '민영화 단초'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노조는 철도 민영화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해 줄 것을 정부에 수차례 요구해왔으며, 국회 소위가 나서서 법안 검토 등 해결책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한미 FTA 협정과 기존 철도산업발전법 등과 정면으로 배치돼 여야는 물론 정부와 코레일, 노조 사이에서 끝없는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 최장 기간 철도파업..경제적 피해 등 초래
역대 최장기로 이어졌던 철도파업은 국민들의 불편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실제 코레일은 파업 3주차인 지난 23일부터 열차 운행을 70%대로 감축했고 4주차인 30일부터도 추가 감축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열차를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물류 수송차질로 산업계가 본 피해도 막대했다. 철도 수송 비율이 30%가 넘는 시멘트업계는 철도 파업 기간 직접 피해액이 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철도 노조의 유례없는 장기 파업으로 시멘트 생산, 출하와 대체수송, 주 연료인 유연탄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며 평일 기준으로 하루 8∼9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피해도 컸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 9~16일 노조 집행부에 77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코레일은 파업종료 시까지 추가 손실액을 청구하면 최대 200억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코레일 노사 갈등 완전 봉합?
국회의 중재로 철도노조가 파업 철회를 밝혔지만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코레일이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와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등은 별개라는 입장이어서 이와 관련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지난 28일에 경찰에 고소된 간부 191명 중 해고자 45명을 제외한 145명과 파업을 기획·주도·복귀방해 활동을 한 노조 지역별 지부 간부 345명 등 490명을 중징계키로 한 상태다.
또한 서울서부지법에 116억원 상당의 철도노조의 예금과 채권, 부동산 등에 대한 가압류 신청하고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를 상대로 7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철도노조는 파업 참가 직원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관련 문제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현장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