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운 30년을 위한 혁신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BB 아크(Baseball Building Ark)'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기존 3군 체제에 대한 반성, 발전적 변화, 그리고 미래를 위한 투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이후 류중일 감독의 2기 계약을 매듭지으며 새로운 3년 목표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은 내부 논의를 통해 향후 30년동안을 내다보는 육성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간 삼성의 강점인 시스템 야구의 강화를 위해, 일종의 베이스볼 아카데미 성격인 'BB 아크'를 경산볼파크(경북 경산시 진량면 선화리)에 만드는 것이다.
BB 아크의 초대 원장은 이철성 코치가 맡는다. 강기웅 코치와 카도쿠라 켄 투수 인스트럭터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도위원은 단순히 코칭 능력을 갖춘 인물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분석, 멘탈, 체력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구단 직원이 슈퍼바이저를 맡아 관리, 기획 및 운영을 돕는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야구 사관학교 시스템 만들고 싶다"
2013시즌 동안 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기존 3군을 야구사관학교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경기 위주인 1군이나 2군과는 다르게 속칭 '잔류군'이라 불리곤 하는 3군은 다소 느슨한 환경으로 인식돼왔던 게 프로야구의 현실이다. 류중일 감독은 오히려 3군서 꽉짜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곧바로 1군에 직행하는 유망주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유능한 지도자를 확충하고 싶다는 의견도 냈다.
삼성은 류 감독의 야구사관학교 의견과 같은 맥락에서 BB 아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전문적인 맨투맨 지도로 유망주의 잠재능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슬럼프에 빠진 1군선수가 짧은 시간내에 컨디션을 회복할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BB 아크의 목적이다.
◇BB 아크, 경산볼파크를 잇는 향후 30년 프로젝트
지난 1996년 3월 준공된 '경산볼파크'는 삼성 하드웨어 시스템의 중추 역할을 맡아온 대표적 시설이다. 기존 전용구장 시설을 현대화하는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 투자액은 당시 108억원에 육박했다. 이후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엔 2003년 3월 7억원을 투자해서 볼파크에 역사관을 건설했다.
삼성이 통산 V7을 달성하고, 특히 2000년대 들어서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6차례나 차지하는데 있어 볼파크가 샘물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볼파크는 그후 프로야구 각 구단의 전용훈련장 건립에 있어 대표적인 벤치마킹 사례로 여겨졌다.
삼성은 기존 볼파크에 BB 아크를 설립함으로써 향후 30년을 위한 체력을 키우려고 한다. 창조적 시스템을 통해서 '화수분 야구'를 공고히 만들고, 잔류군의 이미지를 벗고 선수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체제를 만들고자 함이다. 물론 선택된 젊은 신인은 맨투맨 양성 코스를 통해 매우 치열한 교육을 받게 된다.
◇경산볼파크에서 훈련 중인 삼성라이온즈 선수단.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 BB 아크, 구체적 운영 방안은
삼성에 따르면 BB 아크는 소수정예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 우선 첫 해인 올해는 투수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후 포수 파트를 시작으로 점차 야수 파트 전역을 포괄한다. 이 과정서 야구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 아마추어 야구클리닉 등이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의 홈 구장이 신축 구장으로 이전되는 오는 2016년부터는 경산볼파크 역사관 위치에 BB 아크가 건설돼, 젊은 신인 중 선별된 유망주에게 기량·멘탈·인성 집중훈련을 하게 된다. 2군이 아니라 곧바로 1군서 뛸 수 있는 유망주 육성이 목표며, 슬럼프에 빠진 1군선수가 단기간에 컨디션을 추스를 환경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은 '통합 3연패' 기록을 세웠지만 이에 자만하지 않고 팬들에게 꾸준한 경기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새 시스템을 준비했다.
삼성 관계자는 "향후 30년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BB 아크를 통해서, 삼성은 프로야구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프로야구 전체 구단 중 가장 많은 코칭스태프(23명)를 보유한 삼성은 BB 아크의 원할한 운영을 위해 전문가들을 추가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