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엔저 현상이 장기화 되면서 일본펀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엔저현상으로 일본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일본펀드 수익률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일본펀드가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운용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일본주식 펀드 71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45.31%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2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급등한 것이다.
일본 펀드는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성과가 가장 좋았다.
북미 펀드와 유럽 펀드의 1년 수익률은 각각 33.22%, 20.31%를 기록했고, 중국(4.97%), 동남아(-0.98%), 인도(-6.28%), 브라질(-20.17%) 주식에 투자하는 신흥국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일본 펀드가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엔화 약세로 지난해 일본 니케이225 지수가 연간 56.72%까찌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엔저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게 목표인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본 펀드에 대한 투자매력이 유효하다"며 "오는 4월 소비세 인상이 관건이나, 현재로선 경기 활력이 최우선인 만큼 당분간 엔저는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밑돌 것이란 분석도 일본 펀드의 투자 유인을 높이고 있다. 새해 첫날 장중 996.2원까지 하락한 이후 최근 현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KB금융 경영연구소 등은 올해 원·엔 환율이 9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민경섭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엔원 환율은 230원이나 하락했지만 우려만큼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면서 "이제 900원대 엔-원 환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완만한 달러 약세, 강세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이니 당연히 엔-원은 더 이상 네 자릿수에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며"차트 상으로는 아래 공간이 열려있지만 엔을 110엔, 원은 1050원으로 가정한다면 엔-원이 950원까지는 열려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펀드가 올해도 상승세는 이어가겠지만 상승 속도와 폭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진 SK증권 WM지원팀 글로벌마켓담당 연구원은 "엔저 정책으로 기업활동 등 전반적인 경기 개선이 지속될것으로 예상되지만 계속되는 경상수지 적자 속 아베노믹스 정책의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경제 개혁이 선행돼야 정책효과를 넘어선 자력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