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700㎒ 대역 주파수를 얻기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토론회, 세미나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알리는 한편 메인 뉴스에 연이어 UHD 관련 리포트를 내보내고 있다.
이러한 방송사들의 움직임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경재 방통위원장과 양문석 상임위원은 지상파의 UHD 조기상용화가 필요하다"고 업급했다. 이에 지상파 업계가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한국디지털정책학회와 함께 'UHDTV 활성화를 위한 700㎒ 주파수 활용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중곤 KBS 기술연구소 팀장은 "700㎒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올해 6월 지상파 UHD TV 송수신접합표준을, 12월에는 기술기준 제정도 완료할 것"이라며 "내년 말에는 지상파 UHD 본방송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조아름기자)
정준희 중앙대학교 교수는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신에 할당해야 한다는 '효용론'은 정책 철학 측면에서의 결함과 함께 미디어 분야에 대한 적용의 한계를 안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 플랫폼을 일종의 기초적 공공서비스로서 명확히 공공영역으로 만드는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신 기반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주파수 대역을 할애할 필요성보다 방송과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공적 재구조화를 위해 UHD를 정책적·산업적 지렛대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지상파업계는 방송을 통해서도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 KBS는 '지상파 UHD 조기 상용화 위해 주파수 배정 서둘러야', SBS는 '美, 세계 최초 UHD 지상파 실험방송…우리는?'라는 제목으로 뉴스 리포트를 내보냈다. MBC도 15일 '이경재 방통위원장 "3~4년 내 지상파 UHD 상용화하겠다"' 리포트를 방영했다.
이러한 방송업계의 움직임은 방통위 기류 변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그동안 주파수 할당 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최근 지상파 UHD 상용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4일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차세대 방송 경쟁에서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돼 우려된다"며 "적어도 3∼4년 뒤에는 지상파 UHD 방송을 상용화하도록 업계와 함께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문석 위원도 "지상파가 UHD 콘텐츠를 생산할 조건인 주파수 할당과 표준화를 정부가 조속히 마련해줘야 한다"며 700㎒ 주파수 대역의 방송용 지정과 UHD 표준화 작업에 관한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을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무조정실에 공개 제안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사실상 지상파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라며 "통신계로 치우쳐 있던 양상이 반전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