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공영방송 사장들의 행보에 또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기가 2월말로 끝나는 김종국 MBC사장은 무리한 '막판' 인사로 내·외부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길환영 KBS 사장도 인사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보도 공정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제기돼 KBS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다.
13일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종국 사장이 연초부터 인사를 단행한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임기를 한달여 남긴 시점에서 시사제작국장과 인터넷뉴스부장을 연이어 교체한 데 이어 대구MBC 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연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이날 MBC는 오는 16일 대구MBC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MBC 사장직은 차경호 전 사장이 음주 폭행시비로 물러난 이후 공석이다. 대구MBC 구성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김종국 사장이 연임을 노리고 지역 MBC 사장을 내려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대구MBC 노동조합은 바로 성명을 내고 "MBC는 주총이 불과 나흘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누구를 사장으로 임명할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며 "대구MBC 구성원들은 (김종국 사장이) 오로지 개인의 연임 하나만을 위한 ‘시한부 낙하산 사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MBC 국·부장협의회도 "현재 시점에서의 무리한 신임사장 선임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결코 합당하지 못하며, 대구MBC의 안정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발탁이라는 허울 아래 공영방송사의 인사원칙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즉흥적이고도 대증적인 인물 거명 릴레이를 그야말로 불투명하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조아름기자)
앞서 MBC는 지난 3일에는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시사제작국장으로 승진시키고 7일에는 황외진 전 논설위원을 뉴미디어국 인터넷뉴스부장으로 발령냈다. 모든 인사에서 김종국 사장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원택 국장은 지난해 정치적 편향을 이유로 '시사매거진 2580-국정원에서 무슨 일이?'편을 불방조치해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한정우 전 인터넷뉴스부장을 글로벌사업본부 경인지사로 내려보낸 것 역시 좌천 논란에 휩싸였다. 김종국 사장은 6일 임원회의에서 "MBC 뉴스 홈페이지에 교학사 역사교과서 논란이 너무 오래 걸려 있다"고 말했으며, 이전에도 교학사 교과서 보도가 '좌편향'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조 관계자는 "인사가 종잡을 수 없이 남발되고 있다"며 "김 사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KBS도 인사로 시끄럽다. 8일 KBS는 장성환 TV본부장 후임으로 서재석 정책기획본부 정책국장을 임명했다. 문제는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노동조합이 지난 7일 재임 1년을 맞은 장성환 전 TV본부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시작한 지 하루만에 인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장 전 본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미화 논란을 일으킨 '다큐극장'을 협의 없이 편성하고 제작진과 논의를 거치지 않고 '진품명품' MC를 교체하는 등 구성원들과 여러차례 갈등을 빚었다. 이에 따라 투표에서 높은 불신임율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됐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즉각 '꼼수 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본부는 "길환영 사장은 자신이 1년 전 임명한 본부장에 대한 압도적 불신임이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해석될 것 같으니까 비겁한 꼼수를 쓴 것"이라며 "길 사장은 제작 자율성을 파괴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편성위원회 합의를 무효화하고, 단체협약에 보장된 공정방송의 제도적 장치 중 하나인 본부장 신임투표마저 꼼수로 피해가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는 길환영 사장 1년에 대한 전 직원 설문조사와 사장 신임투표 등을 포함한 직접적인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