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상대 후보의 지지자를 매수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최원식 민주당 의원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사실상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용덕)는 23일 19대 총선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아들을 국회 공무원으로 채용해주겠다"고 경선운동 관계자 김모씨에게 약속한 혐의 등(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최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으로부터 공직제공을 약속받은 일자나 김씨의 아들이 선거사무실에 출근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김씨 등 증인들의 진술에는 일관성이 없고, 그 진술 상호 간에도 모순되는 부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 증거가 나올 때마다 그에 맞추어 수시로 진술이 번복되는 등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히려 피고인은 김씨의 아들을 선거사무실에 출근시켜 선거운동을 돕도록 하고 선거를 마친 후 국회 인턴으로 채용하려고 하였을 뿐, 이를 넘어서서 김씨로부터 아들을 추천받은 후 국회의원 당선 후에 이르기까지 사이에 김씨의 아들을 국회 6급 직원으로 채용하려고 했다거나 그럴 확정적 의사나 의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 채용 인원이 소수로서 상당한 신뢰관계가 필요한 경우에는 친지 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후 일반적인 사무보조나 인턴 등의 과정을 통해 인성, 능력 및 신뢰도를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사회통념에 어긋난다고 할 수 없다"며 "이와는 달리 피고인이 선거운동과 관련 된 이익 등 제공의 약속을 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최 의원은 지난 4·11 총선과 당내 경선을 앞두고 같은 당 상대 예비후보 지지자인 김씨를 '아들에게 공직을 제공하겠다'며 매수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상대방 후보를 지지하던 김씨가 갑자기 변절해 피고인을 도운 것은 아들에게 공직을 제공하겠다는 피고인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김씨와 심씨의 진술이 번복됐지만, 진술 이후 밝혀진 상황과 맞아떨어진다"고 판시, 유죄로 판단하면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