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농협이 고객 정보유출 사고에 대한 대고객 사죄의 차원에서 카드 사용을 유인하는 사은행사를 시작해 눈총을 받고 있다.
고객들은 정보유출로 인한 금융사기에 대한 불안으로 카드 재발급이나 해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농협은행은 고객 이탈을 막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농협은행은 카드 고객에 대한 사죄의 마음으로 전 고객 대상 무이자할부 서비스 등 사은행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개인 카드고객들에게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하나로클럽에서 농협카드 결제시 특정 농산물 최대 30% 할인한다는 내용이다.
동시에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가맹점 청구할인, 캐시백, 사은품 증정 등 행사도 진행한다.
이에 대해 농협 고객들은 '이 와중에 카드를 더 쓰라는 것이냐'는 반응이다.
이번 사은행사가 기존 고객에 대한 사죄보다는 신규고객 유치나 자사카드 이용을 위한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농협은행 고객인 직장인 전모씨(35·남)는 "주민번호, 신용한도, 거래내역 등이 모두 털려서 카드를 해지할지 고민 중인데 카드를 더 쓰라는건 무슨 경우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직장인 고모씨(38·남)는 "차라리 연회비나 내지 않게 해달라"며 "사죄라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실적을 더 올리자는 모습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격노했다.
금융권 관계자들도 농협이 불안에 떠는 고객의 입장을 좀 더 헤어릴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정보가 유출된 다른 카드사들은 사은행사는커녕 신제품 출시도 사태 수습 이후로 미룬 판"이라며 "농협 이벤트가 오해를 살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을 포함한 KB국민·롯데카드는 기존과 고객정보 유출사고 이후 결제 내역을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알림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재발급시 수수료도 전액 카드사가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