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연고지인 경남 창원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를 향한 전국 각지의 유치전이 활기를 띄고 있다. 그중에서도 울산과 포항은 아직 NC에서 연고지 이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하지 않은만큼 조건부 형태이긴 하지만, NC 유치 의사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과연 울산과 포항은 NC를 데려올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갖췄을까. 프로야구 1군팀을 유치하는데 어떤 강점과 약점이 있을까. 뉴스토마토는 울산과 포항의 야구환경을 상세히 비교하는 분석 기사를 3회에 걸쳐서 마련한다.(편집자 주)
◇오는 3월 개장할 울산야구장의 지난해 11월 당시 건설 모습. (사진=이준혁 기자)
◇'야구 도시로 거듭나려는 축구의 도시'
NC를 유치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뛰어든 울산과 포항은 공통점이 꽤 많다. 인구는 울산이 포항보다 2배 이상 많긴 하나(울산 117만8097명, 포항 51만9467명, 2013년 12월31일 기준치), 두 도시 모두 동해에 접한 영남권 항구도시로서 공항이 있고 유수의 중공업도시이기도 하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등 오랜 역사의 프로축구단이 하나씩 있고, 이로 인해 축구 팬이 많다. 많은 사람들은 울산과 포항을 '축구 도시'라고 부른다.
최근 두 도시는 이틀 간격으로 "만약 유치할 여건이 되면 NC를 유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 도시 다 아마야구계 건의에 답하는 형식으로 유치의사를 표했다.
울산시는 지난 22일 오전 시장이 직접 나선 긴급 기자회견 자리에서 "NC가 기존 창원시 연고를 포기할 경우 유치를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1만2059석 규모의 최신식 야구장인 울산야구장(남구 달동)을 오는 3월 완공한다.
포항시도 24일 경북야구협회 유치 건의에 화답하는 형태를 빌어 NC다이노스의 유치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중학교 동계훈련 격려차 포항야구장을 방문한 시장에게 협회가 NC의 유치를 건의하자 "여건과 기회가 된다면 지역의 국회의원인 이병석 대한야구협회장(국회부의장), 박명재 의원과 협의를 거쳐서, 시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NC를 유치할 것"이라고 답변한 것이다.
지난 2012년에 개장한 포항구장은 아직 1군 경기 개최횟수가 13회(2013년도 올스타전 제외)에 불과하지만 1만5000석 규모의 최신식 야구장이다.
두곳 모두 야구장 역사는 오래지 않았지만 그만큼 최신식 구장이란 의미다. '선거철'이라는 시기적 특징을 감안해야 하지만 지자체의 열기도 상당히 크다. NC의 1군이 오게 된다면 아마야구를 위한 보조구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난 2012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제2구장으로 활용 중인 포항야구장. (사진=이준혁 기자)
◇울산구장, 대중교통 문제 쉽게 해결 가능
창원시와 NC의 갈등이 벌어진 주원인은 창원시가 KBO(한국야구위원회)와의 협약에서 언급한 신축 야구장을 진해구 여좌동 육군대학 터에 짓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예정 부지는 창원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진해구의 구시가지 지역으로, 옛 마산시·창원시 지역과의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를 두고 창원시는 이미 행정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로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NC는 진해에선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면서 신축 야구장 건립부지 이전을 시에 요구 중이다.
창원시와 NC의 갈등이 시작된 원인이 '입지'라는 점에서, 만약 NC가 울산이나 포항 등지로 팀의 연고지를 옮길 경우에도 최고의 주안점은 입지가 될 전망이다.
울산구장은 울주군을 제외한 울산 시가지 서남쪽에 위치해 동구 등지의 접근성이 취약하고, 대중교통을 통한 야구장 이동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다만 버스 5분 이내 위치(도로거리 2㎞)에 울산시 관내 4개 버스 회사가 사용 중인 율리공영차고지가 있어 만약 이용객이 과다할 경우 노선의 신설(변경)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교통 문제의 해결은 울산시의 의지만 있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도보 10분 거리(도로거리 700m)인 문수월드컵경기장 북측 정류장과 우신고교입구 정류장에 버스 노선 30여개가 경유한다. 특히 문수월드컵경기장 북측 정류장에는 부산 노포동터미널로 가는 광역버스인 1137·2100·2300번도 정차해 부산·양산 관중의 유치에도 용이하다.
먼 곳에서 올 야구팬들은 북쪽 2㎞에 있는 신복정류장 정차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신복정류장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고속버스까지 정차하는 공간이다. 차로 올 경우 7번 국도가 가깝고, 부산울산간고속도로의 문수IC와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될 울산고속도로의 울산IC도 멀지않다. 울산구장 접근성은 창원 마산구장만큼 좋다.
◇포항구장, 시가지 남부 번화가에 위치
포항구장은 '도보 거리'에 대다수 전국 도시와 연결되는 시외터미널과 가까우며 터미널 주변 권역은 폭넓은 연령대가 오가는 포항 시가지 남부 지역에서 번화가다.
모두 5개 노선 뿐인 고속버스터미널과 달리 시외버스터미널은 훨씬 많은 지역과 오가는 포항의 주된 관문이다. 당연히 대중교통으로의 야구장 이동이 편리하고 도로 인프라도 매우 양호하다.
지난 1999년 당초 주인이던 한길종금이 파산하며 예금보험공사(예보) 계열사가 관리해오던 터미널은 2001년 이후로 수년동안 시가지 외곽으로 이전을 꾀했다. 경북도는 2001년 '포항터미널이 도심에 있어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며 대구포항간고속도로와 가까운 흥해읍 성곡리 일대를 터미널 이전 예정지로 꼽으면서 1만6500㎡를 자동차정류장으로 확정, 고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미널 특성상 이전 절차가 매우 복잡한 데다, 매각절차 등까지 겹쳐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은 아직 현재의 위치에서 영업한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새 주인이 확정된 이후도 같다. 프로야구 1군 홈구장이 되지 않아도 제2구장으로서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선, 다른 도시에 비해 적은 50만명 대의 인구와 야구장 접근성 측면을 맞물려 본다면, 터미널의 현위치 존치는 시내외 접근성 강화라는 면에서 도움이 된다.
◇NC다이노스와 창원시의 갈등은 새 야구장 입지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만약 NC가 연고지를 이전할 경우 최우선으로 생각할 결정요인은 바로 입지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창원시가 새 야구장을 지으려 하는 진해구의 육군대학 부지. (사진제공=창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