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옐런號' 출범..연준 첫 여성 수장의 과제는?

입력 : 2014-02-03 오후 7:24:1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앵커: 오늘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신임 의장이 공식 취임합니다. 연준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라는 점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는 옐런 의장,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세계의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옐런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 지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김진양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오늘 옐런 의장의 공식 취임식이 있지요?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 이후 옐런 의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많았는데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원래대로라면 연준 의장으로서의 임기는 이달 1일부터인데요, 주말이 끼었던 관계로 오늘 밤 취임 선서와 함께 공식 임기를 시작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옐런은 연준의 100년 역사상 첫 번째 여성 수장인데요, 이 밖에도 67세로 연준 의장으로 지목된 사람들 중 최고령이라는 점, 연준 부의장 출신으로 의장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라는 점 등 독특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옐런은 하버드와 UC버클리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경제학자로서의 길을 걸었습니다.
 
옐런은 경제학자로서 연준의 정책 방향에 조언을 하거나 이사회 멤버로 3년간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요,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로 재직할 때 부터 입니다.
 
주택 시장이 한창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처음으로 시장의 가격 거품을 지적한 것입니다. 훗날 거품이 꺼지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기 직전에도 옐런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통해 "주택활동의 둔화와 가격의 갑작스러운 하락은 실업을 가져오고 이는 소비 악화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2010년 부의장으로 임명된 후에는 가격안정과 고용창출을 제1의 소명으로 삼겠다며 버냉키 의장이 주도하던 양적완화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습니다.
 
앵커: 옐런이 새로운 의장으로 등장하면서 전임자였던 버냉키와도 비교가 많이 되고 있는데요, 같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만큼 비슷한 점도 많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네, 우선 버냉키 의장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요, 전대미문의 돈풀기 정책으로 큰 인플레이션 없이 수렁에 빠진 미국 경제를 건져냈다는 것에는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자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점과 통화정책으로 경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옐런 의장은 버냉키 전 의장과 닮은 구석이 많은 인물로 평가되는데요, 때문에 월가 전문가들의 60% 이상이 정책적 틀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경기부양책 시행 등에 있어서 조금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옐런의 정책 성향을 경기부양을 위한 공격적인 새로운 정책 선호, 과도한 물가 상승우려, 정확한 예측력, 규제 옹호, 투명한 소통주의 5가지로 요약하기도 했습니다.
 
불필요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시장과 더 명확히 소통을 하고 금융 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통화 정책을 사용할 것이란 의견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는 옐런 의장 뿐 아니라 FOMC 위원들의 구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긴다고요? 구성원의 성향도 전과는 조금 다른 듯 한데, 옐런 의장과의 궁합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네,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른바 FOMC는 연준 의장을 포함한 7명의 이사들과 5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로 구성이 됩니다.
 
이 중에서 옐런의 의장 승진으로 빈자리가 된 연준 부의장과 임기가 끝났던 이사들의 자리가 새롭게 채워지는데요, 옐런에 비해 강경한 성향을 보이는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부의장으로 지명돼 옐런와의 정책 공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옐런의 인준안이 상원 본회의에서 역대 최저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피셔 총재가 정치적 바람막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피셔가 양적완화에 회의적이었음을 들며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맞섭니다.
 
투표권 순환 원칙에 따라 뉴욕 연방은행 총재를 제외하고 매해 자리를 바꾸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도 또 다른 변수인데요, 대표적인 비둘기파 위원들이 물러나고 강성 매파로 유명한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책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허니문 기간을 거치는 동안에는 급격한 방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 구성원 간의 의견 조율 문제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연준의 통화정책 속도에 변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기존의 방향과 속도를 유지한다는 거군요, 지난주에 있었던 FOMC 회의 결과도 같은 맥락에서 확인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연준은 지난달의 FOMC 회의에서 100억달러의 자산매입 축소를 다시 한번 선언했습니다.
 
작년 12월 1차 양적완화를 시작한지 5년만에 돈줄 죄기에 나선 데 이어 또 한번 시장의 유동성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인데요, 시장의 예상에도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의 남은 7차례 회의에서 매번 100억달러씩의 자산매입 축소를 선언해 가을을 전후로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는데요, 전달에 이어 실업률이 목표치인 6.5%를 하회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앵커: 연준의 움직임에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선진국과 신흥국에는 각각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먼저 미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부터 살펴볼까요?
 
기자5: 네, 지난주 연준의 추가 테이퍼링 선언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테이퍼링이 처음 발표됐던 전달과는 상반된 반응입니다.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판단은 긍정적이지만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렇듯 미국의 금융 시장은 테이퍼링 가속화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또 그간 신흥국으로 쏠렸던 자금이 테이퍼링으로 인해 미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달러는 점차 몸 값을 키워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이퍼링은 미국의 장기 금리 상승을 야기해 재정부실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도 꼽히는데요, 이 경우 기업과 가계의 투자심리에도 찬물을 끼얹어 또 다시 경제를 위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경제 자심감의 상징인 테이퍼링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란 의견은 여전히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경기 회복세와 함께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있구요, 옐런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만큼 곧 비둘기파적 발언이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란 의견도 존재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신흥국의 반응인데요, 사실 연준은 최근의 신흥국 문제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해요, 더 큰 위기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사실 지난주 FOMC 회의 결과에 무엇보다 집중했던 곳은 터키, 남아공 등 신흥국이었을 겁니다. 테이퍼링으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며 신흥국 통화 가치가 대폭 하락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연준은 신흥국의 불안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입니다.
 
때문에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연준의 결정 이후 신흥국들의 핫머니 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터키와 남아공이 테이퍼링을 앞두고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또 신흥국이 경상적자 확대와 정치 불안 등 취약한 경제 펀더멘털을 갖고있다는 점은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인데요, 고물가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외환보유고 등은 신흥국의 실물경기 회복 지연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흥국이 금융시장에서의 급한불만 끈다면 통화가치 하락은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도 눈길을 끄는데요, 신흥국 대부분이 수출국임을 감안한다면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무역 적자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네, 이 밖에도 물가 안정이나 금융기관 규제 등 옐런호의 과제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의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을 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겠습니다. 김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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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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