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많게는 3만명 이상의 사용자 정보를 미 정보당국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구글 등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이 3일(현지시간) 미 정보국이 요청한 개인정보 등의 세부사항을 공개했다.
지난해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의 불법 정보수집 행위를 폭로한 이후 대략적인 정보요청 내용을 공개한 바 있으나 상세한 내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미 정부가 해외정보감시법(FISA)를 개정하며 이들 기업들이 밝힐 수 있는 정보의 세부 내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번 공개가 이뤄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상반기 1만5000~1만5999명의 사용자 계정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같은기간 구글은 9000~9999명, 페이스북은 5000~5999명의 정보 제공 요청을 받았다.
야후는 3만~3만999명의 계정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요구 정보 중에는 이메일 본문 내용과 인터넷 메신저 대화내용,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Flickr)에 올라온 사진을 비롯해 주소록과 일정 항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법률고문은 미 정보국이 요청한 자료가 일부의 우려만큼 막대한 양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대중들이 걱정하는 것 만큼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받지는 않았다"며 "지난해 여름부터 당국의 정보 제공 요구를 대략적으로 공개해왔는데 이제는 이를 좀 더 명확하게 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IT기업을 통한 미국의 감시 활동에 대한 불안감이 사그러들지 않으면서 주요 국가들은 미 IT기업들의 자국내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 마련하고 있다.
독일의 대연정은 감시활동이 어려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등 보다 발전된 기술을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정책문서를 발행했고, 브라질 의회는 브라질 국민의 정보는 자국내에 보관·저장토록 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데이터베이스를 해외에 저장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독일과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정보보호를 위한 규제를 시작하면서 미 IT기업의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구글 등 클라우드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는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서버로 이동시키는 만큼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니엘 카스트로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애널리스트는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규제와 또 다른 제약들은 미 기술서비스산업의 성장률을 4%까지도 둔화시킬 수 있다"며 "향후 3년간 350억달러의 순익 감소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