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여신협회, '종이전표수거' 팽팽한 기싸움

전업사 5곳만 참여..효율성 떨어져

입력 : 2014-02-06 오후 3:19:34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전업카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여신금융협회(이하 여신협회)가 밴수수료 개선안의 일환으로 '종이전표 공동 수거업무'를 추진하자 밴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종이전표 수거업무는 각 카드사가 밴사에 위탁해 수행했지만 앞으로는 여신협회가 위탁기관으로 선정한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이하 한신네)가 이를 대신하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영세가맹점수수료 인하에 사용하겠다는 취지지만 전업사 8개 카드사 가운데 5곳만 공동수거 사업에 참여, 비용 효율성이 떨어져 가맹점수수료 인하 효과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밴 개선안을 내놓은 이후 첫 시행인 '종이전표공동수거업무'를 두고 여신협회와 밴사간의 팽팽한 기싸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자료=뉴스토마토DB)
 
6일 업계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그동안 카드사들이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종이전표 수거업무를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한국신용카드네트워크를 위탁기관으로 선정해 이달부터 업무를 개시했다.
 
한신네 관계자는 "매출전표 승인기준 이번달에 승인된 종이전표는 다음달 수거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3월부터 수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절감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글쎄요?
 
여신협회는 각 카드사마다 개별적으로 위탁해온 종이전표수거를 공동으로 추진해 절감된 비용을 가맹점수수료 인하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SK·비씨 등) 가운데 공동수거 업무에 참여한 카드사는 5곳에 불과하다.
 
참여하지 않은 카드사는 비씨, 우리, KB국민 등 3곳이다. 비씨카드의 경우 타사와 달리 기존부터 매출전표수거를 밴사에 위임하지 않고 직접하고 있다.
 
비씨카드 가맹점 망을 이용하고 있는 우리카드 역시 공동 수거 업무가 필요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보유출사고 수습에 주력하고 있는 KB국민카드도 현재 공동수거 업무에서 제외됐다.
 
8곳 가운데 5곳만 공동수거 참여하면서 비용효율성도 낮아진 셈이다.
 
더욱이 종이전표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연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카드사와 계약을 맺은 밴사가 가맹점에서 발생한 종이전표를 수거하고 카드사로부터 건당 30원의 수수료를 받지만, 한신네는 이보다 3원 인하된 27원을 받게 된다. 10%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삼일PwC컨설팅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밴사들이 전표수거업무(종이전표+전자패드)로 벌어들인 비용은 1575억원이다. 이 가운데 종이전표수거로 인한 수익은 190억원(밴협회가 지난해 삼일PwC컨설팅에 제출한 자료).
 
◇밴協 "인하효과 적고, 불필요한 작업만 늘어날 것"
 
모든 카드사가 참여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이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9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200만개 중소영세가맹점에 수수료인하를 적용했을때 가맹점당 인하액은 연간 1000원 미만인 셈이다.
 
박성원 밴 협회 사무국장은 "종이전표 공동수거로 결국 영세 가맹점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하지만 인하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밴 대리점 입장에서는 카드사들의 공동업무 참여여부에 따라 한신네 혹은 밴사로 종이전표를 분리해 전달해야 하는 불필요한 작업만 늘어날 뿐"이라고 반박했다.
 
엄기형 한국신용카드조회기 협회장은 "현재 서비스했던 것을 중단하고 한 곳에 몰아주는 것은 담합행위"라며 "수거업무를 시작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행위 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상 밴사가 전자금융보조업자로 분류되다보니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권한이 없어 지금까지 조율이 쉽지 않았다"며 "밴구조 개선을 위한 첫 사업인 만큼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위해 치열하게 대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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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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